도시개발사업, 수탁자 요건 갖추지 못하면 '무효'[똑똑한 부동산]

이윤화 2024. 9. 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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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개발을 위해서는 여러 개발 방식이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도심 내에서는 정비사업을, 도심 밖에서는 도시개발사업을 꼽을 수 있다.

대규모 유휴부지가 존재하면서 사업수익성도 보장이 돼야 도시개발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도시개발사업지는 수십 곳에 불과할 정도로 적은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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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인 개발 통해 새로운 도시 조성하는 사업
대규모 유휴부지, 수익성 보장되어야 진행 가능
자격 요건 갖추지 않은 업체가 위탁받으면 무효

[법무법인 심목 김예림 대표변호사] 도시개발을 위해서는 여러 개발 방식이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도심 내에서는 정비사업을, 도심 밖에서는 도시개발사업을 꼽을 수 있다.

보통 정비사업은 이미 주택 등이 조성돼 있는 곳을 사업대상지로 삼기 때문에 원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다양하게 얽혀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정비사업지만도 약 2000곳에 이를 정도로 진행사례가 많다. 이런 이유로 정비사업을 규율하는 도시정비법은 수십 차례 개정돼 정비사업에 관한 사항을 비교적 촘촘히 규정하게 됐고, 인허가권자인 행정청의 관리, 감독도 철저하게 이루어지는 편이다.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노진환 기자)
반면에 도시개발사업은 대대적인 개발을 통해 새로운 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유휴부지가 존재해야 한다. 대규모 유휴부지가 존재하면서 사업수익성도 보장이 돼야 도시개발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도시개발사업지는 수십 곳에 불과할 정도로 적은 숫자다. 아무래도 도시정비법에 비해 도시개발법은 규정도 느슨하고 상대적으로 도시개발사업지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도 적어, 이 점을 악용한 편법 내지 불법이 빈번히 이루어지곤 한다.

특히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서 간혹 이루어지는 불법행위가 도시개발법상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업체가 도시개발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경우다. 도시개발사업은 대규모 도시조성사업인 만큼 사업지 면적도 넓고, 사업비 규모도 수천억원에 이른다. 이런 이유로 도시개발법에는 도시개발사업시행을 위탁하려는 경우 일부 공공성이 강한 업무의 경우에는 공공기관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 위탁하도록 돼 있고, 도시개발사업시행을 포괄적으로 위탁하려는 경우에는 자본금이 500억원 넘는 신탁회사에만 위탁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도시개발사업이 원주민 재산을 출자해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도시개발사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할 경우 그 피해가 원주민에게 미칠 수 있으므로, 도시개발사업을 충분히 진행할 능력이 되는 공신력과 자본력이 있는 자에게만 도시개발사업시행을 위탁하라는 취지다.

그러나 간혹 도시개발법상 수탁자 요건을 갖추지 못한 업체가 불법적으로 도시개발사업시행을 위탁받아 시행하는 사례가 있다.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할 능력도 없고, 사업비 조달 능력도 부족하니 당연히 도시개발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일부 사업지의 경우 사업대상지인 원주민 토지가 통경매에 넘어간 사례도 존재한다.

여기에 더욱 심각한 것은 위수탁계약 자체가 도시개발법에 위반돼 무효라는 점이다. 결국 위수탁계약이 무효가 되면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할 수탁자는 사라지고, 위탁자와 수탁자 간에 복잡한 법률 분쟁만 남게 된다. 위탁자는 사업이 지연돼 그로 인한 손해를 오롯이 떠안아야 하고, 수탁자는 위수탁계약에 따른 용역비를 주장할 수 없어 그동안 ‘일한 만큼만’ 따져 비용을 받아갈 수 있다. 만약 수탁자가 실제 진행한 업무가 크게 없다면 받을 비용도 거의 없다.

개발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빠르게’ 보다 ‘바르게’다.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는다면 아무리 사업을 빨리 진행해도 한순간에 다시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또 사후 대응의 경우 사전 조치에 비해 시간와 비용이 크게 소요될 수밖에 없으므로, 적법 절차를 위반하며 무리해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은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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