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파' 이시바 일 차기 총리···한일 관계 두고 했던 말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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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후임으로 선출되며 향후 한일 관계의 향방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시바 신임 자민당 총재는 경쟁자였던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나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한일 역사 문제 인식에서 전향적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만든 한일 관계 개선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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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력 강화 주장은 변수···'섣부른 기대 금물' 목소리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후임으로 선출되며 향후 한일 관계의 향방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시바 신임 자민당 총재는 경쟁자였던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나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한일 역사 문제 인식에서 전향적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총리 취임 후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등의 갈등을 최소화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일본의 방위력 증강에 적극적인 태도는 변수로 꼽힌다.
이시바 당선인은 과거 역사 문제와 주변국과의 관계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일본의 태평양전쟁을 ‘침략 전쟁’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적도 있으며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에는 부정적이다. 2019년 8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독일의 전후 반성을 언급하며 일본 정부를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우리 나라(일본)가 패전 후 전쟁 책임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썼다.
위안부 문제를 두고도 2017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는 한국에 계속해서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지난 26일 당선 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할 것이냐는 현지 언론 질문에는 “총리가 직접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만든 한일 관계 개선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는 출마를 앞두고 출간한 책에서 “한일 관계는 윤 대통령의 명확한 리더십으로 극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하며 “이 호기를 일본도 활용해 윤석열 정권이 한국 내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입장이 되도록 가능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시바 정부가 자민당의 인도태평양전략, 한미일 동맹 중시 등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새로 출범하는 일본 내각과 긴밀히 소통하는 가운데 한일 관계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나가기 위해 계속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한일 정상 간 굳건한 신뢰 및 소통을 기반으로 한일 관계가 개선·발전해온 바 신임 총리와도 활발히 교류를 이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가 방위력 확충 등을 주장해온 것은 주변국들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측면이다. 평화 헌법 개정과 관련해 그는 전력 보유를 금지한 9조 2항을 삭제,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미국과 핵공유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아시아판 나토’ 창설도 제안했다. 중국을 염두에 두고 아시아에 나토와 같은 집단방위체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시바는 총재 당선 후 인터뷰에서 “집단 안전 보장의 핵심은 각 나라가 의무를 지는 것”이라며 “일·미 조약, 미·한 조약, 미·필리핀 조약 등이 이미 있기에 ‘쿼드’의 연장선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쿼드는 미국·일본·호주·인도 4국의 안보 협의체다. 그는 “지역의 평화를 어떻게 만들지, 일본이 주체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최근 보수화한 일본 사회 분위기를 고려할 때, 정책 방향이 극적으로 바뀌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도 우세하다. 그가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비주류라는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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