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되팔이'까지 한 이 나라 축협회장…그래도 만장일치 '엄지척'

김종훈 기자 2024. 9. 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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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축구 거물 모세스 마고고 FUFA 회장…'월드컵 티켓 되팔이' 걸려도 3선 성공
모세스 마고고 우간다축구협회(FUFA) 회장. /사진=FUFA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24일 박문성 해설위원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대한축협) 회장을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대한축협 실태 조사를 위한 국회 질의현장에서 박 위원은 정 회장이 대한축협을 독선적으로 운영한다고 지적하면서 "일반인과 다른 삶을 살았기에 다른 생각을 한다. 그래서 우리 눈치를 안 본다"고 했다. 이어 "내 편들만 체육관에 모아놓고 이른바 '체육관 선거'를 한다"면서 정 회장이 자기 편 뒤에 숨어 3선 회장 자리에 오른 것이라고 했다.

내용은 다르지만 지구 반대편에도 비슷한 비판을 받는 3선 축협 회장이 있다.

우간다 축구 거물 모세스 마고고 우간다축구협회(FUFA) 회장 이야기다. 클럽 선수 출신인 그는 글로벌 회계기업 PwC, 아프리카개발은행 등에서 경력을 쌓고 축구행정가로 변신했다. 2005년부터 FUFA 경쟁위원회 서기, 라이선스 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쳐 2013년 FUFA 회장으로 정식 선출됐다. 이후 2017년, 2021년까지 3선에 성공해 현재 FUFA 회장으로 재임 중이다.

축구계에서 마고고 회장은 부정부패 혐의로 악명 높은 인물.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우간다 국민들에게 판매하라고 FUFA에 할당한 티켓 177장을 몰래 되팔아 거액의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현지 국회의원의 폭로로 혐의가 드러난지 2년 만인 2019년 FIFA가 정식 조사에 착수하자, 마고고는 FUFA 운영에서 2개월간 물러나겠다고 했다. 마고고 회장은 FIFA와 협상 끝에 1만 스위스프랑(1500만원)의 벌금,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을 받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이후 마고고 회장은 축구계에 복귀, FUFA의 출석 대의원 83명 만장일치로 3선에 성공했다. 부패 혐의를 딛고 3선에 성공한 것은 '알박기' 운영 덕분이라고 형사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매체 '시즌스 오브 크라임'은 설명했다.

FUFA 규명에 따르면 대의원은 1·2부 리그 클럽 대표와 8개 지역 축구협회 대표, 축구선수협회 대표, 청소년 축구협회 대표 등 축구계 관계자 88명으로 채워진다. 시즌스오브크라임은 현지 축구전문가 의견을 인용, FUFA 대의원들은 사실상 '거수기'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 전문가는 "대의원들은 이미 포섭된 이들"이라며 "이들이 하는 거라곤 FUFA 연례 총회에서 회장에게 투표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다른 전문가는 "이런 사람들이 권력을 잡으면 무엇부터 하겠느냐. (협회에) 내 사람 심기부터 한다"며 "주변 모두가 (회장을) 찬양하기만 한다"고 매체에 밝혔다.

마고고 회장은 우간다 스포츠채널 '펄스포츠TV' 소유주다. 축구협회장이 스포츠채널 운영에 관여하는 것만도 논란거리인데, 마고고 회장은 이 사실을 FUFA 이력에 버젓이 기재했다. 2021년에는 현지 축구경기 중계업체까지 마고고 회장이 실소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지 매체 NTV에 따르면 문제의 중계업체 임직원 대부분이 펄스포츠TV에서 옮겨왔고, 별다른 경쟁 절차 없이 중계 업무를 따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입장을 묻자 마고고 회장은 "TV (중계) 제작이 가능한 회사가 그리 많지 않다"며 "누가 제작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NTV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FIFA 윤리강령 위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고고 회장은 언론을 향한 적대감도 숨기지 않는다. 2020년 7월 나이로비뉴스 보도에 따르면 그는 FUFA 자금 횡령 의혹을 제기한 기자를 향해 "은퇴 외에는 할 것 없는 늙은이"라며 SNS에 모욕성 발언을 게시했다.

마고고 회장은 지난 5월 미국 정부로부터 입국금지 처분을 받았다. 아내 아니타 어몽 우간다 국회의장을 둘러싼 부패 혐의에 연루된 탓이다. 현지 매체 나일포스트에 따르면 "정직성을 의심받는 인물과 협력하고 싶은 이는 없을 것"이라며 현지 축구계에서 사퇴론이 재점화됐으나, 마고고 회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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