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흉악범 Su-57 스텔스 전투기[오상현의 무기큐브]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기체의 스텔스 성능 보다 존재 자체의 스텔스 성능이 더 우수한 러시아 전투기가 있습니다.
Su-57. 러시아의 스텔스 다목적 전투기로 나토명칭은 Felon. 흉악범입니다.
2021년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유명 테스트 파일럿 아고메트 톨보예프의 말을 인용해 “두 전투기가 일대일로 공중전을 하면 Su-57이 F-35를 쉽게 파괴할 것”이라며 Su-57을 훌륭한 기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1979년 소련 공군은 MiG-29와 Su-27을 대체할 5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1983년 MFI(다목적 전선 전투기)와 LFI(경량 전선 전투기) 프로젝트가 시작됐지만 소련 붕괴 후 재정적 어려움으로 RSK MiG와 Sukhoi에서 개발한 시제기는 그대로 사장되고 말죠.
연방 붕괴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등장으로 경제력을 회복한 러시아는 2001년 4월 다시 5세대 전투기 개발에 착수합니다.
프로그램 이름은 PAK FA. PAK FA를 만들기 위해 러시아 국영 우주 산업 관리 기업인 로스코스모스(Rosaviakosmos)와 러시아 국방부는 2002년 4월 수호이 제작사와 계약을 맺고 연구개발과 기본설계에 착수합니다.
수호이사가 개념설계를 완성한 모델명은 T-50. 연구개발에 착수한 지 2년 만인 2004년 러시아 국방부의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설계와 제작에 돌입합니다.
T-50 항공기 프로토타입의 첫 번째 비행시험은 러시아 하바롭스크 지방에 있는 콤소몰스크 나 아무레 공장 인근 젬기 공항에서 2010년 1월 29일 진행됐습니다.
러시아의 시험비행 조종사 세르게이 보그단이 약 45분 동안 비행을 했죠.
이후 약 1년 동안 40여 차례 시험비행을 하고 2011년 3월 14일 처음으로 음속 돌파에 성공했고 2013년 10월 말까지 5대의 시제기가 450회의 시험비행을 했습니다.
하지만 잘 진행될 것 같던 개발은 중요한 난관에 부딪힙니다.
2014년 2~3월 사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침공해 합병했습니다.
국제사회는 러시아를 강력하게 규탄하면서 국제 제재를 결의했고 이에 따른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으로 개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게다가 원래 인도가 약 20%의 지분으로 참여했었지만 개발 도중 엔진 성능과 스텔스 성능에 의문을 제기하며 차츰 여론전을 펴더니 결국 2018년 발을 뺐습니다.
때문에 처음에 2012년 이후 시험평가를 위해 10대의 항공기를 구매하고 2015년 이후 60대의 양산형 항공기를 구매할 계획이었던 러시아 국방부의 계획이 순연되면서 2016년으로 예정됐던 양산계획은 해마다 연기됐습니다.
군 안팎의 우려를 인식해서였을까요? 실제 러시아 국방부 홈페이지에 개재된 보도자료 6725건을 전부 살펴보니, 2017년 6월 19일 “앞으로 몇 년 안에 항공우주군은 PAK FA 전투기 5대를 도입할 것이다”, 2017년 7월 18일 “PAK FA의 첫 번째 테스트 단계는 2017년 말에 완료될 예정이다” 등의 자료가 확인됐습니다.
특히 PAK FA의 테스트 완료를 언급한 자료에서는 당시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괸인 빅토르 본다레프 대령의 말을 인용해 “모든 국가는 아마도 이런 비행기를 갖고 싶어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있다”며 강력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드러내는 표현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2017년 7월 이 발표 이후 T-50을 공식적으로 Su-57로 명명했습니다.
자신감에 탄력 받은 러시아는 2018년 2월, 개발 중인 항공기를 시리아로 보내 시험비행을 했습니다.
같은 해 3월 1일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말을 인용해 Su-57 전투기 2대가 시리아에서 이틀간의 시험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국방부는 7월 17일 리페츠크 항공 센터가 최초로 Su-57항공기를 인수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2019년 12월까지 모든 테스트를 마친 Su-57은 2020년 12월 25일 리페츠크에 첫 배치됐고 2021년 4대의 항공기가 추가로 인도됐습니다.
러시아 항공우주군은 2024년 말까지 Su-57 22대를, 2028년까지 76대의 항공기를 인도 받을 계획입니다.
단좌기로 개발된 Su-57은 길이 약 20.1m, 높이 약 4.8m, 날개폭은 14.1m로 최대 이륙중량은 약 35t, 기체 중량은 18.5t입니다.
엔진은 AL-41F1이나 이즈델리에 117 엔진을 사용하고 최대 속도는 마하 2.0으로 무장과 연료를 탑재한 채 약 1500㎞의 작전반경을, 외부 연료탱크를 장착하면 약 3500㎞를 비행할 수 있습니다.
전투기 골격의 대부분은 알루미늄 합금이 40.5%~44.5%, 티타늄 합금이 18.6%를 차지하지만 날개와 표면 등에는 복합재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체 중량의 약 22~26%, 바깥면의 약 70%에 복합재가 사용됐습니다.
러시아의 첫 번째 스텔스 전투기라는 지위에 걸맞게 다양한 방법으로 스텔스 성능을 향상시켰습니다.
형상에서부터 F-22와 유사한 형태로 설계해 레이더 반사 면적을 줄이는 것은 물론 내부 무장창과 레이더 흡수재 코팅, 조종석 앞에 달린 적외선 센서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뒤로 돌려놓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Su-27의 평균 RCS 값이 10~15㎡인데 반해 Su-57은 약 0.1~1㎡로 줄였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공대공 전투 임무를 위해 가시거리 밖에서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 4발과 단거리 미사일 2발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스텔스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에 무장을 탑재하고, 최대 10t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특히 K-77M, 이즈델리에180 미사일은 사거리가 약 200㎞ 이상으로 추정되고 능동레이더유도방식을 사용하며 AESA 레이더를 탑재해 목표물 탐지와 추적 성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공격능력 때문에 미국의 F-35 등 경쟁 스텔스 전투기 보다 공중전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고도 하네요.
5세대 전투기 대부분이 AESA 레이더 등 단일 레이더에만 의존하는 반면 Su-57은 수동 전자주사배열레이더와 함께 날개 앞쪽에 장착한 두 개의 L-밴드 AESA 레이더 등 6개의 레이더를 통합해 운용하면서 360도 상황인식과 원거리 스텔스 표적 감시, 60개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첨단 전자전 능력을 보유하고 최신 네트워크중심전 시스템을 지원해 다른 자산과 통합 운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같은 능력을 갖춘 항공기를 두고 러시아는 2019년, 개발 중인 S-70 오호트니크 무인기와 Su-57이 나란히 비행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유무인복합 즉 MUM-T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고, 러시아 전 해군 참모총장 블라디미르 페펠랴예프 중장은 앞으로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수 있는 Su-57 전투기의 해군형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Su-57 관련 소식은 이같은 친 러시아 언론의 발표와 사뭇 상반됩니다.
우선 2019년 12월 Su-57은 러시아 남동부 하바롭스크 지역에서 시험비행 중 추락사고를 일으킵니다.
이 사고는 Su-57이 일으킨 첫 기체 손실 기록으로 높은 고도에서 극한의 성능을 테스트하던 중 조종불능 상태에 빠져 추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종사는 수동 제어로 복구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결국 탈출했고 이후 안전하게 구조됐죠.
가장 최근에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Su-57 전투기를 공격해 파손시켰다고 주장하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이 밝힌 두 장의 위성사진을 보면 하루 사이에 비행장에 계류중이던 Su-57이 파손된 모습이 보입니다.
우크라이나는 구체적인 공격 수단을 밝히진 않았지만 외신들은 무인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부정적인 언론 보도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는 공식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 의혹을 더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u-57이 정상적으로 전력화되고 이후 수출시장에도 진출하게 되면 우리나라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지역은 시장이 겹치지 않지만 중동지역에서는 얘기가 다를 수 있죠.
5세대 전투기 역량을 갖춘 Su-57의 단가는 22억3600만 루블. 우리 돈으로 약 338억5000만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4.5세대 전투기로 평가받는 KF-21의 경우 10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되고 있죠.
Su-57이 1/3정도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러시아의 흉악범을 우리 보라매가 이길 수 있을까요?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KF-21은 어떤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까요? 여러분의 의견 댓글로 남겨주세요~
프로파일럿= 기자 오상현 / PD 우원희, 박정은, 김정률, 김성근 / CG 임예진, 이윤지 / 제작책임 김율 / 운영책임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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