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DSR·대출규제·추석 영향…가계대출 증가세 꺾였다

김도엽 기자 2024. 9.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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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가계대출 4.1조원↑…전달 대비 절반도 못미쳐
기준금리 인하 증가세에 관건…한은 총재·은행장 회동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시중은행 ATM 기기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2024.9.11/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과 금융당국·은행권의 대출 규제, 길었던 추석 연휴 등 영향으로 이달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6일 기준 729조 545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725조 3642억 원) 대비 4조 1815억 원 늘어난 액수다.

지난달에는 하루 평균 3000억 원이 넘는 역대급 증가 폭을 기록했는데, 이달 들어선 하루 평균 1608억 원 수준에 그친 것이다.

이달 남은 기간을 고려해도 전달 대비 4조 5000억 원 안팎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전달 증가액(9조 6259억 원) 대비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지난 4월(4조 4346억 원) 증가분과 유사한 수치다.

가계대출을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 26일 기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573조 2072억 원으로, 지난달 말(568조 6616억 원) 대비 4조 5456억 원 늘었다. 하루 평균 1748억 원 수준으로 지난달 하루 평균 3000억 원에 대비로는 크게 줄었다.

다만 월말로 갈수록 주담대 잔액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 점은 변수다. 통상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2주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에 따라 이달 말에 가까울수록 증가세가 더 꺾일 것으로 예상됐는데, 월말 잔액 증가세가 커진 것이다.

실제로 이달 첫 주(8834억 원) 대비 둘째 주(1조 2938억 원)에 증가 폭이 커진 뒤, 추석 연휴를 거치며 셋째 주에는 4799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넷째 주 들어 '1조 8905억 원' 늘어난 것이다. 다만 긴 연휴 기간과 함께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이전 접수 건들이 누적된 영향으로, 일시적인 증가라는 분석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 밀린 접수 건과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신청 건들이 합쳐지며 월말로 갈수록 누적된 것"이라며 "다음 달 이후로는 누적된 추가 대책으로 증가세가 더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지난 27일 기준) 서울 내 아파트 거래량은 6028건이다. 지난 7월 부동산 가격 폭등기였던 지난 2020년 7월(1만 1170건)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었던, 8865건 대비 줄어든 모습이다.

앞서 은행권은 지난 7~8월 사이 주담대 금리를 22차례 인상하고 2주택자에 대한 주담대를 제한한 데 이어 1주택자에 대한 주담대·전세대도 제한하고 있다. 전세대출 문도 걸어 잠그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3일부터 1주택자의 전세자금대출(전세대출)을 제한했다. 유주택자의 전세대출 제한 조치는 우리은행에 이어 은행권 두 번째다.

이에 더해 이달 들어 일부 은행은 '금리 인상은 지양하라'는 금융당국의 메시지에도 이달 다시 추가 주담대 금리 인상에 나서기도 했다.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이자를 찾으려는 소비자 심리에 특정 은행으로 대출이 몰리자 이런 '풍선 효과'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에 5대 은행 주담대 잔액도 다음 달 이후 더 꺾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 26일 기준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 3267억 원으로, 지난달 말 103조 4562억 원 대비 1295억 원 감소했다. 은행권이 주담대에 이어 신용대출 한도도 축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지난 9일부터 기존 별도 제한이 없었던 최대 신용대출 가능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10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100%까지로 제한했다. 기존에는 별도 제한이 없었다. 13일부터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5000만 원으로 제한한 상태다.

한편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 가운데 다음 달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가 추후 추세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4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5%p 내리며, 국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금통위에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오는 30일 은행연합회 정기 이사회 후 금융협의회를 개최해 은행장들과 가계대출 등 거시경제 현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최근 한은은 대출금리가 0.25%p 내리면 1년 뒤 서울 주택 가격은 0.83%p 오른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정부의 집값, 가계부채 관리 의지를 확실히 각인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조언을 담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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