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허리케인 '헐린' 미 남동부 강타…소방관 등 최소 41명 사망

플로리다주 템파 지역에서 소방관이 홍수로 발생한 주택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AP=뉴시스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이 미국 남동부를 강타해 4개 주에서 최소 41명이 사망하고 450여만 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미국 동부 시간 기준 27일 오후 4시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헐린'이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남남동쪽으로 8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북상 중이며, 최대 풍속은 시속 55km를 기록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현재 헐린은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됐으나 폭우가 지속되면서 조지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미국 남동부 지역에는 홍수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NHC는 "헐린은 여전히 남부 애팔래치아산맥과 테네시 밸리의 일부 지역에 걸쳐 재앙적인 홍수를 일으키고 있다"며 "기상 관측에 따라 추가 경보가 발령될 것"이라고 밝혔다.

헐린은 전날 밤 11시 10분쯤 플로리다에 상륙했다. 상륙 당시에는 전체 5등급 가운데 두 번째로 위력이 강한 4등급 허리케인으로 분류됐다. 시속 225km의 강한 바람으로 나무와 전봇대가 부러졌으며 창문이 깨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폭풍 해일의 영향으로 인구 밀도가 높은 플로리다주 탬파 지역이 침수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애쉬빌 지역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이 지역의 스완나노아강을 따라 강제 대피 명령도 내려졌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침수 상황 등으로 통행 금지령이 내려진 상태다.

당국은 헐린으로 플로리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현재까지 최소 41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살루다 카운티에서는 트럭에 나무가 쓰러져 전화를 받고 있던 소방관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전기차 화재 위험 경고도 나왔다. AP통신은 "전기 자동차는 바닷물에 침수되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허리케인 경로에 거주하는 전기차 소유자는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앞서 2022년 허리케인 '이안'이 미국을 강타했을 당시 약 5000대의 전기차 배터리가 손상, 36대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도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플로리다에 상륙해 여러 대의 전기차에 불이 붙었다고 매체는 부연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