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범죄, 왜 놀이로 인식하는지 사회문화적 분석 더 있었으면

장슬기 기자 2024. 9. 2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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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5기 독자권익위원회 9차 회의]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미디어오늘 로고

미디어오늘 5기 독자권익위위원회(독권위)가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미디어오늘 회의실에서 9차 회의를 열었다. 김봄빛나래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김세현 경희대 미디어학과 학생, 이해수 고려대BK21 미디어학교육연구단 연구교수, 김광원 전국언론노동조합 뉴시스지부장, 미디어오늘 정철운 편집국장과 장슬기 기자가 참석했다.

이해수 : <중앙일보·JTBC 기자들 “디지털 벅차다”>는 기자들이 지면과 디지털, 유료화 모델 삼중고에 처했다는 내용이다. 중앙일보·JTBC만의 문제는 아닐 거다. 신문산업 위기에 대한 돌파구로 얘기되며 많은 언론사가 실험 중인데 운영방식은 어떤지, 물적지원이나 투자가 이뤄지는지, 편집국과 소통은 원활한지 등이 궁금하다. 과거 '구독 전략 릴레이 인터뷰' 연재에서 디지털 실험을 보도했는데 이후 상황을 점검하며 여러 각도에서 보면 좋겠다.

김세현 : 언론사 운영이 광고 중심인데 대형 언론사의 현재 구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싶다. 언론사 크기를 줄이고 시민공동체와 연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속되는 방향에 대해 언론사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관련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김봄빛나래 : 윤석열 정권의 YTN 사영화(민영화)는 중요한 사건인데 사영화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대중 관심에서 멀어졌다. 종결된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미디어오늘이 'YTN 졸속 민영화 연속보도'를 통해 시민들 관심에서 사영화가 멀어지지 않도록 힘썼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

이해수 : KBS 수신료 분리징수 이후 수익을 공개한 기사를 보면 지난달 약 67억 원이 줄었고 이 추세면 연간 8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거라고 한다. 수신료 체계가 무너지는데 국민들이 당장 불편함은 없겠지만 이제부터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다. 구체적으로 공영언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어떤 위기에 직면하게 되는지 보도하면서 해설도 덧붙여주면 좋겠다.

김봄빛나래 :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언론계 카카오톡 성희롱, 조선일보·국정원 문자 성희롱, 한국언론진흥재단 성비위 전력 기자 해외연수 지원 중단, 한국일보 육아휴직 기자 해외연수 차별 등이 미디어오늘 보도로 알려졌다. 젠더감수성이 없고 저널리즘 윤리가 부재한 문제를 공론화하고 언론계 자성을 촉구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좋게 봤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김봄빛나래, 김광원, 이해수, 김세현 독자위원. ⓒ미디어오늘

김광원 : 조선일보 논설위원의 문자 성희롱 사건이 한달 만에 해임으로 결론이 났다. 미디어오늘에서 관심을 가지고 후속 보도해 이끌어낸 결과다. 특히 조선일보 여기자회가 총회를 열었는데 피해자인 여성기자,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이 좋은 보도였다고 생각한다. 잠재적인 피해자일 수 있고 기존에 피해를 겪은 언론계 내 여성기자들의 목소리를 모아주는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김세현 : <'기자 합성방' 등장...딥페이크 성범죄에 노출된 기자들> 기사에서 한 종합일간지 기자 인터뷰 발언으로 “언론계에도 딥페이크 문제가 엄연한 성폭력이고 강간 문화의 연장선에 있는 범죄라는 걸 확실히 하지 않는다. 이를 두고 '포르노문화, 강간문화'라고 부르는 것 자체를 불편해 한다. 딥페이크 가해자들이 공유한 문화가 언론사 간부나 판사 등 4050 남성들이 어렸을 때부터 만연했다고 지적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나온다. 대자보에 있을 만한 워딩, 다른 매체에서는 잘 나오기 어려운 표현이라 좋았다.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해 사회문화적 분석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 젊은 세대까지 딥페이크 성범죄가 퍼졌는데 왜 이걸 놀이로 인식하는지, 인권의식이 무뎌졌는지 보충했으면 한다.

김봄빛나래 : 안형준 MBC 사장 인터뷰 기사 <안형준 MBC 사장 “공영방송 사장은 국민이 뽑는 게 맞다”>를 재밌게 읽었는데 그 이유는 언론장악 문제도 나오지만 많은 노동자가 비정규직으로 놓여있는 문제에서 MBC도 자유롭지 못한 문제를 다뤄서다. 언론계 비정규직 문제를 잘 다뤄와서 이런 인터뷰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방송의날(9월4일) 행사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시위를 했는데 다른 언론사에서 잘 다루지 않았는데 미디어오늘이 내밀하게 다뤄서 좋았다.

이해수 : '뒤틀린 한국 의료'라는 책을 펴낸 김연희 시사IN 기자 인터뷰는 추석을 앞두고 의료공백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는데 그 시기 시의적절한 기사였다. 의료공백에 대해 과장보도냐 과소보도냐 의견이 분분했는데 좋은 길라잡이가 됐다. 응급실 뺑뺑이에 대해 자극적으로 보도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또한 그 해결책이 공공의대 확충에만 힘을 실어주는 방향은 아니라고 균형을 잘 잡아 이야기를 해줘서 좋았다. 좋은 질문으로 좋은 답변을 끌어냈다고 생각한다.

김봄빛나래 : 시사IN에서 진행한 신뢰하는 언론인 1위가 또 손석희 전 JTBC 사장이다. 올해는 MBC '손석희의 질문들'을 진행했지만 사실 언론계를 떠난지 오래됐고 의제설정을 주요하게 하는 역할에서 떠났는데 왜 항상 손석희일까? 미디어오늘 시선의 해설을 보고 싶다.

김광원 : 최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을 유튜브 쇼츠로 보고 있다. 원래 넷플릭스에서 한편에 1시간 정도인데 한편을 다 보면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는데 1분짜리 쇼츠로 조각조각 편집되면서 소위 '빌런'이 아니었는데 빌런이 되기도 한다. 인물관계가 왜곡되는 등 원작자들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는 부분을 봐도 좋겠다.

김봄빛나래 : 흑백요리사에서 실력있는 요리사인데 '어머님'으로 통칭하는 문제도 미디어 리터러시 차원에서 다루면 좋겠다. 또 SBS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 폭력성이 과하다. 교제했던 연인 남성이 가해자로서 피해자를 망치로 때리는 등 과도하다. 사회현상을 문제의식있게 다루는 것보다 선정성만 강화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이 대목도 주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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