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K-신스틸러'를 만나다...남권아 "연기, 영혼을 다해야"

이세영 2024. 9. 2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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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신스틸러'(scene stealer)란 어떤 배우가 출연 분량과 관계없이 주연을 뛰어넘는 큰 개성과 매력을 선보여 작품에 집중하게 하는 인물 혹은 캐릭터를 이르는 말입니다. 단어 그대로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강탈한다는 뜻입니다. 이에 연합뉴스 K컬처팀은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한 배우 중 드라마, 영화 등의 매체로 영역을 확대해 '신스틸러'로 활약하는 배우의 릴레이 인터뷰 콘텐츠를 연재합니다. 콘텐츠는 격주로 올라가며 한국의 연극출신 'K-신스틸러' 배우 아카이브로도 확장할 계획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배우 남권아(55)는 2년 전 받은 SBS 연기대상 '신스틸러상'이 인생을 바꿨다고 말한다.

당시 수상 소감을 말하며 긴장한 탓에 약간 말을 더듬었는데, 방송을 본 모친이 개명을 제안했다. 이름을 바꾸면 나아질 것 같다는 게 이유였다. 그렇게 연기 경력 35년의 남 배우는 엄마 이름인 '권아'를 물려받았다.

남권아는 1989년 연극 '오구'로 데뷔해 '이영녀'와 '갈매기' 등 연극 무대에 꾸준히 올랐다.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활동해 오고 있다.

그는 "새 이름에 좀 더 주체성이 담긴 단단함이 있다"며 "50년 정도 아빠가 준 이름으로 살았으니 나머지 50년은 엄마가 준 이름으로 살아도 멋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연기 인생을 대담으로 들어봤다.

▲ 김수미 평론가(이하 수미) : 말 그대로 '신스틸러상'을 받은 분이다. 저희 프로그램에 가장 적절한 분이 아닐까 싶다.

▲ 김시번 연출가(이하 시번) : 연기와 연출 모두에서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계시다. 연기에 대한 관심은 언제 시작됐나?

▲ 남권아 배우(이하 권아) : 고등학교 때까지 교사를 꿈꿨다. 그러다 대학에 가서 연기에 관심을 두게 됐다. '참 재밌네', '의미가 있네' 하면서 지금까지 이렇게 하게 되는 것 같다.

▲ 권아 : 정말,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최근 들어 하게 됐다. 그전까지는 배우를 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나의 것으로 체화되지 못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다 보니 나를 지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도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젠 정말 배우를 (오래) 하고 싶다.

▲ 시번 : 20대 초반 신인 시절에 70대 노모 역할을 했다. 50년의 시차를 뛰어넘었다. 어쩌다가 그런 역할을 하게 됐나.

▲ 권아 : 사람이 없어서. (웃음) 사투리를 쓸 수 있기도 했고. 그리고 아마 조금 유리했던 게, 제가 어릴 적부터 할머니와 계속 살았다. 그 평생의 삶을 보고 자랐다. 엄마의 삶, 여인의 삶, 이런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알게 됐고, 그게 도움이 됐을 수 있다.

▲ 시번 :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

▲ 권아 : 그때는 예약 시스템이 없어서, 줄이 문화회관 소극장 몇 바퀴를 돌았다. 관객의 웃음소리가 파도 소리 같았다.

▲ 수미 : 정말 손색없는 역할이었다.

▲ 권아 : 당시 극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개인의 성장보다 집단의 성장과 존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달에 단원들 줄 월급이 없으면 작품 하나 더 만들고, 배우가 없으면 분장하고 들어가서 공연하고, 그런 것들에 의심 없이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았다.

▲ 권아 : 연기할 때가 가장 진심이고 진실했던 것 같다. 연기할 때만은 일상의 모든 장벽이 없어지니까 그 순간이 너무 좋았다. 내가 가장 진실하고 진심으로 살 수 있는 순간, 그게 쭉 해왔던 힘의 원천이었던 것 같다.

▲ 수미 : 2004년 동아연극상이 선생님에 많이 주목했다. 배우로서, 연출가로서 모두 인정받은 해다.

▲ 권아 : '옥단어!'로 여자연기상을, '잠들 수 없다'로 연극상을 받았다.

▲ 수미 : 선생님 연기를 보면 '영혼이 흔들리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 권아 : 젊어서는 그냥 나 자신을 무대 위에 던졌던 것 같다. 얘기하신 것처럼 '영혼을 다해서'를 깨달은 것도 최근이다. 영혼을 다해서 상대의 영혼을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각자의 영혼을 만날 수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그 영혼에 제 진심을 담고 '천만 영혼을 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 (2편에서 계속)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제작총괄 : 정규득, 책임 프로듀서 : 이동칠, 구성 : 민지애, 프로듀서 : 이세영, 진행 : 유세진·김시번·김수미, 촬영 : 박소라, 스튜디오 연출 : 박소라, 연출 : 김현주>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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