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삼성·하이닉스가 대장"…밸류업 지수, 엔비디아가 흔든다?

서진욱 기자 2024. 9. 2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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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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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건물의 모습. /사진: 로이터=뉴스1.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등 반도체주가 대거 포함됐다. 반도체 업황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엔비디아 주가에 민감한 반도체 대형주 비중이 상당히 높다. 밸류업 지수 역시 엔비디아 등락에 따른 반도체 대형주 향방에 따라 움직이는 코스피 행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밸류업 100종목 중 반도체주 15종목… 시총 비중 30% 넘어
28일 한국거래소의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 리스트에 따르면 100종목 중 반도체주에 해당하는 상장사는 15종목이다. 정보기술 산업 24종목 중 63%가 반도체 종목으로 채워졌다.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수 내 비중은 각각 15%에 달한다. 100종목 중 15%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이하다. 거래소는 밸류업 지수를 유동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특정 종목의 지수 내 비중을 15%로 제한했다.

나머지 반도체주의 종목별 비중은 2.5% 미만이다. 현재 시총을 감안하면 전체 반도체주의 지수 내 비중은 33% 안팎으로 추정된다. 반도체주 등락이 지수 향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 중 반도체주/그래픽=윤선정 기자.


반도체주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을 일으킨 엔비디아에 강하게 연동된 주가 추이를 보였다. 엔비디아 공급망에 묶인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는 올해 158% 급등한 엔비디아 효과에 힘입어 각각 28%, 85% 올랐다. 반면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납품이 확정되지 않은 삼성전자는 18% 떨어졌다. 상반기 1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주가는 뒷걸음질쳤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 퀄(품질) 테스트 통과가 확정되면 삼성전자 역시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처럼 엔비디아 공급망에 편입된다. 다만 최근 AI 과잉 투자 우려로 엔비디아의 주가 변동성이 크게 떨어져 퀄 테스트 효과에 따른 주가 상승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모간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반도체 업황이 올해 4분기를 정점으로 꺾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특례' SK하이닉스, 선정기준 논란 촉발… "안정적 운영 위한 조치"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조7303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내고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됐다. 구성종목 선정을 위한 5단계 스크리닝 중 수익성의 경우 최근 2년 연속 적자이거나 2년 합산 손익이 적자면 배제된다. SK하이닉스는 2022~2023년 합산 손익 6조895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지수에서 배제된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와 함께 구성종목 선정 논란의 중심에 섰다. 거래소는 지난 26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시장대표성을 보장하기 위해 SK하이닉스에 대한 특례를 적용했다고 해명했다.

양태영 거래소 부이사장(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시장대표성 있는 종목들로 구성해야 지수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SK하이닉스를 선정했다"며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지수 내 비중도 15%에 육박한다.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상회한 부분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가 SK하이닉스에 적용한 특례는 기존 지수에서 비중이 15% 초과하는 종목의 경우 지수위원회가 실적 전망치, 지수 이용자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심의해 편입 여부를 결정하는 내용이다. 해당 특례는 밸류업 지수 발표 당시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구성종목 선정 기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정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전체 시장 비중을 따라가야 하니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단 넣고 시작한 것 같다"며 "국내 증시 특성상 시장 비중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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