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사카구치 켄타로 얼굴이 개연성”[인터뷰]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ksy70111@mkinternet.com) 2024. 9. 2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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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세영이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면서 멜로 연기에 도전한 설렘을 드러냈다. 사진| 쿠팡플레이
“영원한 사랑, 운명같은 사랑을 믿어요. 누군가에겐 아직 그 영원이 안왔을 수도, 앞으로도 없을 수 있지만 언젠가는 제게도 찾아오지 않을까요?”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의 주연 배우 이세영(32)이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났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 분)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 분)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다. 공지영 작가와 츠지 히토나리 작가가 합작으로 집필한 동명의 원작 소설을 토대로 한다. 총 6화 중 지난 27일 1, 2화가 공개됐으며 매주 금요일 한 편씩 선보인다.

이세영은 5년 전 꿈을 찾기 위해 무작정 떠났던 일본에서 준고와 만나 사랑에 빠졌던 홍 역을 맡았다. 이세영은 “가슴 아프고 절절하고 애타는 멜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기회가 제게 주어졌고. 한국과 일본에서 촬영하는 프로젝트는 그간 제가 도전해보지 않은 프로젝트이지 않나. 다른 나라 배우들과 합을 맞춰 연기하는걸 너무 해보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한다”며 멜로 장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홍은 도쿄에서 준고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진다. 배경이 도쿄이다보니 일본어 대사도 많았다. 입에 익은 것처럼 일본어를 유려하게 구사해야 했던 만큼 외국어 대사로 연기하는게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세영은 “초반엔 마음 고생을 했다”면서 “신경 안쓰고 할 것만 하자고 생각했지만 자기 검열이 되더라. 대사를 하는 동시에 상황에만 집중해야하는데 ‘이 대사는 좀 이상했어’라는 생각이 든다. 불안하기도 하고 긴장도 많이 됐다. 워낙 일본어 선생님이 섬세하게 잘 가르쳐주셨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연습도 많이 해 초반부를 지나며 긴장을 풀고 원래 말을 하듯이 일본어 대사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 공부를 하다보니 늘어서 작품을 보면 촬영 초반부와 후반부 실력 차이가 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홍이라는 캐릭터 설정값은 어떻게 될까. 이세영은 “준고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 어떨지 상상을 많이 했다. 홍이 준고와 이별한 뒤, 심경의 변화로 변화하지만 본질적인 것은 그대라고 생각했다. 표현하지 않으려니 (과거와 현재의 홍이) 내면에서 싸우는 것이다. 진짜로 변한거면 갈등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운명, 기적을 믿고 싶은 마음과 성인이 되었으니 현실을 바라봐야한다고 생각하는 마음. 두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홍이 안에는 운명과 기적을 믿고싶어하는 마음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한 후 설명을 이어갔다.

“솔직하고 에너지 좋고, 열정적이면서 생기있는 홍이에서 (이별 후엔) 조금 생기 없어진 듯 보이고 감흥이 없어 보이잖아요. 마음 한구석에는 아직 남아있는게 있는 거예요. 홍이 준고를 처음 좋아한 계기도 준고에게 첫눈에 반하거나, 상황에 이끌렸을 수도 있지만 진지하게 사랑에 빠진 것은 준고의 소설 쓰는 재능이 사랑스러워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요? 홍은 작가가 되고 싶었고 글을 쓰고 싶어했어요. 그런데 (글을 쓰는) 재능은 없어서 현재 출판사에서 책을 보는 편집자로 일하잖아요. 준고라는 사람이 소설가로 데뷔하기 전, 처음 준고의 재능을 알아봐준 사람이 홍이인거죠. 홍은 준고를 보며 자신과 딱 맞는 짝이라고 믿었을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고 연기했습니다. 그렇게 준비하고 갔는데 막상 사카구치 켄타로와 촬영을 하면서는... 벚꽃이 떨어지는데 딱 돌아보더라고요. 그 얼굴을 보는데 어떻게 사랑에 안빠질 수가 있으려나 싶었습니다. 얼굴이 개연성이었어요. 하하하”

홍과 준고는 애절한 멜로 연기를 펼친다. 삶에서 사랑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믿는다는 이세영에게도 두 사람의 절절한 멜로 같은 사랑이 있었을까. 이세영은 “저는 시원시원한 성격이라 속앓이를 하지 않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홍이와 저는 다르다. 그때 그때 이야기를 해서 풀어야 한다. 저는 준고가 이해가 가더라. 준고 입장에서는 표현을 잘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 아닌가. 참 열심히 했다.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인거라 가슴이 아프더라. 미리 소통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세영은 “영원한 사랑을 믿는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영원이 아직 한 번도 안왔을 수도 있고, 앞으로도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영원의 사랑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단 연인 사이가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간의 사랑일 수도 있다. 욕망 자체가 크게 없는 사람도 있고, 연애를 안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해도 사랑은 있다고 생각하고 연인과 관계에서도 운명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랑에 대한 낭만적인 가치관을 들려줬다. 또 “운명같은 사랑을 믿기에 그게 없다면 아직 찾아오지 않은거라 생각한다. 저도 미래를 위해 남겨놔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 없었지만. 언젠간 제게도 찾아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랑은 운명이라는 걸 믿지만, 그 와중에도 부단한 노력은 필요하단다. 이세영은 “좋은 관계를 이어가려면 부단히 노력해야한다. (상대방이 나와는) 다르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실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당연히 다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게 아닐까.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이걸 우리 감독님을 보면서 느꼈다. 의견 대립이 없다. 항상 다양한 의견을 잘 들어주신다. (배우들의 말을) 경청해주는 모습이 우아하고 멋있다. 기품있어 보여서 많이 배웠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이세영은 문현성 감독에 대해 “사랑스러운 분”이라고 표현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세영은 “이런 분이 쓴 작품이라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굉장히 색달랐다. ‘이렇게도 감정 전달을 하는구나’ 싶은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면 음식 맛이 별로라는 걸 표현할 때 코를 찡그려 달라고 하더라.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제스처라 보여달라고 하니 귀엽게 보여주시더라. 그런 면모들이 대본에 묻어난 게 아닌가 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해외 촬영을 하다보면 어떻게 될지 몰라서 늘 초조해진다. 그런데 허가가 안 날 것 같은 장소도 허가가 나고, 날이 흐려지더라도 촬영 끝까지 비가 오지 않는 등 지장이 생길 일이 없더라. 그런 모든 과정이 선물같고 기적같았다. 그 한가운데에는 나비효과를 일으킨 감독님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작품에 대한 순수한 마음, 애정이 모두에게 전해졌다. 스태프들도 작품에 애착이 생기고, 그게 일본 관계자들을 비롯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여서 허가가 나지 않던 장소들에서도 촬영 허가가 났다. 무조건 다 감독님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감동적이고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배우 이세영은 사카구치 켄타로와 연기 호흡에 대해 “짜릿했다”고 말하며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사진| 쿠팡플레이
극 중 시간의 흐름은 홍이가 도쿄로 넘어가 준고를 만나고, 사랑에 빠진 뒤 이별해 한국에 와서 살다가 우연한 기회로 준고를 만나는 순으로 흘러간다. 그러나 촬영 자체는 홍이와 준고가 헤어진 뒤 한국에서 재회한 이후를 먼저 촬영했다. 이세영은 “한국에서 촬영을 먼저 하고 도쿄 촬영을 했다. 순서가 달라서 오는 어려움 보다는 제게는 희박한 ‘사랑스러움’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는게 어려웠다. 홍이가 어리기에 순수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활기차게 연기했고 그 덕분에 작품을 촬영하고 나서 더 활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품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힘들었을거다. 일본 스태프들도 이번 촬영이 쉽지 않을텐데 작품 하나 보고 온 사람들이라 결속력이 좋더라. 믿고 의지하게 된다. 든든하고 그래서 더 예쁘고 그랬다. 모두가 자기 일처럼 너무 소중하게 생각하더라”고 스태프들의 공을 잊지 않았다.

불꽃같은 사랑을 했던 준고와 연애, 시종일관 자신만 바라봐준 민준과 연애.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 이세영은 누구를 선택할까.

이세영은 “불꽃같은 사랑”이라면서 “불꽃인데 크고 길다. 불나방인데 본체가 커서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죽기 전까지는 사랑이 끝나지 않는 사랑을 선택할 것”이라더니 “은은하게 배어드는 사랑도 좋을 것 같고 두 개 사이에 장단점이 있지 않나. 최근 TV 채널을 돌리다가 보니 드라마 ‘브리저튼’의 포스터가 지나가더라. 그걸 보면서 불꽃같은 사랑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시기마다 생각이 달라지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상대역인 사카구치 켄타로와 호흡은 어땠을까. 이세영은 “현재 시점을 촬영했을 때 일이다. 준고가 한국에 왔다가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 홍이와 통화를 하는 장면이었다. 당시 사카구치 켄타로가 촬영을 마치고 퇴근하기 전이었는데 제 바스트 촬영을 할 때 전화 받는 걸 합을 맞춰달라고 하니 해줬다. 준고는 큐 사인만 받고 연기를 한거였다. 서로 신호를 주고 받은 것도 아닌데 제가 원하는 타이밍에 첫 대사를 해주더라. 호흡이 잘 맞아 짜릿하고 너무 예쁘고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타이밍이 안맞으면 촬영이 힘들어지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 촬영할 때 (호흡이 안맞을)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사카구치 켄타로와는 처음 만났지만, 출연작은 많이 챙겨봤단다. 이세영은 “그동안 켄타로 작품을 많이 봤다. 그때는 아무런 생각 없이 봤는데 이번에 상대역으로 만나니 어떻게 연기하는지 보려고 새로운 작품들을 찾아봤다. 드라마 ‘남은 인생 10년’을 봤는데 역시 너무 좋더라. 사카구치 켄타로하면 생각나는 ‘첫사랑같이 순수하고 아련하고 예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떠오르더라. 준고 캐릭터에도 잘 어울리고 실제로도 맑고 예쁘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세영은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단다. 이세영은 “‘더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이 생기더라. 일본어로 연기도 하고, 일본 스태프들과 소통하면서 아무 문제 없이 팀 워크도 좋았다. 덕분에 앞으로 더욱 다양하게 도전해도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는 알게 모르게 제 한계를 설정했던 면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일본에서 일본인 역을 연기한다고 해도 그냥 도전하려고 한다. 다른 시장이라고 해도. 뭐든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기 외에는 그림에 도전했다. 제가 그림에 관심이 없었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흥미가 생겨서 그려보니 재미있더라. 그래서 물감, 앞치마 등 다 샀다. 그냥 해봤다. ‘평가 받는 것도 아닌데, 평가 받아도 뭐 어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도 긍정적인데 조금 더 자유로워졌다. 또 몸을 지키기 위해서 주짓수도 시작했다. ‘왜 안되는거지?’ 생각할 필요 없고 그냥 하면 되는 것 같다”고 더 적극적이 된 면모를 보였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라는 제목에 저마다의 답이 다를 것이다.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사랑이 끝난 뒤 뭐가 올 지에 대한 답은 달라질 것이다. 이세영에게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홍이 입장에서 사랑 후에 오는 것은 없어요. 무(無) 입니다. 사랑이 끝나면 다 끝난 거예요. 이세영 입장에서는 죽음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사랑은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아요. 뭔가를 사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애가 끝나면 다음 연애를 기다릴 수도 있고요. 다른 형태의 사랑도 있고요.”

사랑지상주의자라고 표현해도 모자라지 않을 이세영이다. 이세영은 “제가 사랑이 많은 편인데 외롭진 않다. 사랑은 자기 스스로가 온전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거라고 생각한다. 남에게 의지해서는 서로를 힘들게만 한다”며 “배우라면 연기의 깊이를 위해 어딘가 공허하고 그래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런데 저는 자존감이 좀 높은 편이고 그래서 인생을 행복하게 산다. 다름을 받아들였다. 저는 이렇게 태어났다. 그 대신 저는 행복하게 살지 않나. 이것과 바꿔 얻을 것 보단 인간으로 행복한 걸 택하겠다. 저는 무엇보다 제 삶이 가장 소중하다”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다운 환한 웃음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이세영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사랑에 대한 고민을 한 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여러 인물들의 입장에서 공감하며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시청을 독려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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