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팀에 지명되면 제 유니폼 사주겠대요" KT 낭만 신인, 왜 3학년 10반 친구들과 약속 잊지 못했나 [수원 현장]

수원=김동윤 기자 2024. 9. 2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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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수원=김동윤 기자]
KT 김동현이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인선수 초청 행사를 앞두고 선배들의 응원 메시지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김동현(왼쪽에서 두 번째)과 김영우(왼쪽에서 4번째)가 3학년 10반 친구들과 교내 배드민턴 대회에서 찍은 기념사진. /사진=KT 위즈
"3학년 10반 친구들아, 고마워."

2025 KBO 신인드래프트 지명 소감으로 학교 친구들을 챙겨 화제가 됐던 KT 위즈 2025 신인 김동현(18·서울고)이 신인 선수 초청 행사에 앞서 3학년 10반 친구들과 담임 선생님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나타냈다.

김동현은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신인 선수 초청 행사에 앞서 가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친구들이 내 드래프트 방송을 보는 걸 찍은 영상을 봤다. 당시 내가 지명 소감에서 3학년 10반 이야기를 하니까 친구들은 더 호응해주고 선생님도 막 우셨다. 그걸 보고 정말 말하길 잘했다고 느꼈다"고 활짝 웃었다.

지난 11일 KT는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9번으로 서울고 우완 김동현 지명했다. 키 193㎝ 몸무게 97㎏ 체격의 김영우는 에서 나오는 최고 시속 152㎞ 직구가 주 무기로 스플리터,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던진다. 고교 통산 11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24, 17⅓이닝 10사사구(9볼넷, 1몸에 맞는 볼) 18탈삼진을 기록했다. 26일에는 계약금 2억 원에 사인하고 KT 유니폼을 입었다.

지명 당시 김동현의 소감은 서울고 야구부뿐 아니라 같은 반 친구들에게도 향해 많은 화제를 낳았다. 보통 야구부나 뽑아준 구단에 고마움을 표하는 일은 있어도 일반 학급 친구들에게도 소감을 남기는 건 드물었기 때문. 김동현의 소감이 낭만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다.

올해 서울고 3학년 10반은 김동현에 이어 김영우(19·2025 1라운드 전체 10번 LG 지명)까지 그 어려운 프로야구 1라운드 선수만 두 명을 배출했다. 김동현은 "사실 (김)영우 형이 나보다 먼저 지명될 줄 알았다. 영우 형이 KT로 갈 줄 알고 '수원 가서 잘하십시오' 했는데 KT에서 내 이름을 먼저 불러주셔서 솔직히 어안이 벙벙했다. 약간 믿기지 않아서 소감을 잘 말했는지도 사실 기억이 안 난다. 영우 형이 LG에 지명받고 내려와선 둘 다 좋은 곳 갔으니 서로 잘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미소 지었다.

화제가 된 소감에는 "반 친구들이 3월부터 1라운드 지명을 받으면 우리 얘기를 해달라고 해서 공약을 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10반 친구들과 교내 배드민턴 대회에 나가 우승하고 고기 파티도 하고 추억이 정말 많다. 다들 고3이라 공부나 해야 할 것도 많을 텐데 드래프트 영상도 챙겨 봐줬다. 그렇게 고마운 것이 많아 친구들과 약속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답했다.

서울고 3학년 10반 학생들이 지난 11일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김동현의 이름이 전체 1라운드 9번으로 불리자 환호하고 있다. /사진=서울고 제공
서울고 3학년 10반 학생들이 지난 11일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김동현의 이름이 전체 1라운드 9번으로 불리자 환호하고 있다. /사진=서울고 제공

신인드래프트 이후 KT 구단에는 한 통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서울고 3학년 10반 학생들의 마음을 담은 담임선생님의 메시지였다. 그 안에는 김동현과 3학년 10반 친구들의 사진 그리고 두 가지 영상이 있었다. 영상 속에는 지명 당시 3학년 10반들이 모여 김동현의 지명 순간을 기다리는 장면이 담겼다. 다른 하나의 영상에는 김동현이 지명 소감 때 3학년 10반을 언급하자 환호하는 솔직한 모습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정해영 선생님은 "인생에 다시 없을 소중한 순간에 반 친구들을 잊지 않고 언급해준 (김)동현이의 따뜻한 마음에 화답하고 싶었다"며 "지명 순간 반 친구들이 동현이를 얼마나 진심으로 응원했는지 함께 나누려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담임선생님이 기억하는 김동현은 늘 웃는 얼굴로 친구들에게 다가오던 학생이었다. 바쁜 야구부 훈련 일정 중에도 시간을 내 반 대항 배드민턴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이끌었다. 그 상금으로는 무한 리필 고기 뷔페에 가 친구들과 함께 맘껏 즐기는 등 소중한 추억을 차곡차곡 쌓았다. 정해영 선생님은 "드래프트 날, 아이들은 온종일 2시만 기다리며 한마음 한뜻으로 동현이의 지명을 바랐다. 이제 동현이는 프로야구 선수로서 꿈에 그리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됐지만, 우리에게 동현이는 여전히 환한 미소와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기억되는 소중한 반 친구"라고 전했다.

이어 "서울고 3학년 10반 일동은 프로 입단의 자리에서 잊지 않고 마음을 전해준 동현이에게 우리 또한 깊은 고마움과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 앞으로 동현이의 모든 순간이 빛나길 언제나 변함없는 마음으로 응원하겠다. 지명해주신 KT 구단에도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KT 팬분들도 언제나 동현이를 따뜻하게 응원해 주시고, 앞으로 동현이의 꿈을 함께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바랐다.

김동현도 선생님과 친구들의 그 마음을 안다. 그는 1년 내내 진심으로 응원해준 친구들을 야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 또 하나의 힘으로 꼽았다. 김동현은 "우리 반에 야구 좋아하는 친구들이 엄청 많았다. 다들 본인의 응원팀에 오면 네 유니폼을 사주겠다고 하고, 나를 엄청 좋게 생각해줬다. 그런 환경이 나를 야구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 것 같다"며 "아무래도 서울 연고 학교다 보니 수원 연고인 KT 팬이 많이는 없는데, 나와 KT를 많이 응원해 준다고 약속했다. 나도 반 친구들이 KT 팬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동현과 김영우가 3학년 10반 친구들, 담임선생님과 함께 찍은 사진. 한 친구는 사진이 너무 못 나왔다며 모자이크 처리를 부탁했다. /사진=서울고 제공

수원=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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