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완성된 ‘자연’…‘자연’에 그려 낸 ‘중용’
[앵커]
유영국은 김환기와 함께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로 꼽히는데요.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던, 유 화백의 소품 21점이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작은 크기의 그림에서 만나보는 거장의 진면목, 정해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렬하게 칠한 붉은색 사이로 곧게 솟은 산봉우리, 선과 면, 그리고 색으로 탄생한 산은, 웅장하면서도 평온한 느낌을 줍니다.
캔버스 위에 펼쳐진 변화무쌍한 자연, '산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 있는 것'이라던 작가의 철학이 작은 화폭에 촘촘히 담겼습니다.
우리나라 1세대 추상화가 유영국의 미공개 소품 21점입니다.
[유자야/유영국 화백 딸 : "휘발윳값이 비싸니까 아버지가 적산가옥 안방 바로 앞에 가늘고 긴 마루가 있었는데 마루에서 소품(작은 그림)을 그리셨어요. 소품에서 밀도를 높일 수 있다고 하셨는데…."]
1950년부터 80년까지, 격동의 시대에 유 화백이 남긴 작품들, 시간의 흐름 속에 선과 색은 영역을 넓혀갔지만, 치우치지 않는 유 화백 특유의 조화로움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박경미/PKM 갤러리 관장 : "역사적으로 어려움을 겪으시면서 거기서 단련된 성장과 한국 고유의 자연으로 들어가시면서 거기서 본인만의 어떤 형태와 색상과 텍스처 그런 거를 찾으셨고…."]
유럽에서 첫 개인전을 열며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리고 있는 유영국, '중용의 미학'이 담긴 그의 작품들은 오는 10월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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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sey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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