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 고려아연 주시…1兆 손에 쥔 국민연금 판단은 [투자360]

2024. 9.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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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고려아연 주가가 우상향하며 기존 주주들은 유불리를 따지며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주식 162만375주(7.83%)를 보유해 5% 이상 주주명부에 올라 있는 주요 주주다.

MBK가 현재 고려아연 지분 7% 이상을 확보하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이 들고 있는 고려아연 지분의 희소성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야당은 국민연금법 개정안 이외에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를 촉발한 전후맥락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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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지분 7.83%…영풍 뒤이은 단일 ‘주요 주주’
한국앤컴퍼니·SM엔터 판단 달라…행보 예의주시
국감 증인명단 속속 발표…이해득실 판단에 분주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내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고려아연 지배구조와 기업가치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고려아연 주가가 우상향하며 기존 주주들은 유불리를 따지며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 7.83%에 대해 연금이 내릴 선택에 투자업계 관심이 모일 전망이다. 모처럼 급등한 주가에 수익실현에 나서거나 혹은 ‘편 가르기’ 평가를 의식해 상황을 관망할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주식 162만375주(7.83%)를 보유해 5% 이상 주주명부에 올라 있는 주요 주주다. 주식 분포현황을 고려하면 영풍(25.4%)을 뒤이은 단일 주요 주주일뿐만 아니라 연기금 자체의 상징성도 만만치 않다.

경영권 갈등 국면에서 국민연금의 행보는 매번 시장 관계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지난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한국앤컴퍼니를 대상으로 실시한 공개매수 당시 국민연금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같은 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당시에는 보유지분의 약 절반을 매도해 약 1200억원 상당을 확보했다.

MBK가 현재 고려아연 지분 7% 이상을 확보하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이 들고 있는 고려아연 지분의 희소성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다만 국민연금으로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고려아연 사태를 들여다보겠다고 선전포고한 상황에서 섣불리 행동에 나서기도 어렵다. 고려아연 보유지분을 전량 매도한다고 가정할 경우 1조원을 웃도는 자금을 쥘 수 있지만 자칫 자본시장 혹은 정치권에 ‘메시지’를 주는 것으로 오인될 여지가 크다.

미묘한 기류는 내주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정감사 증인채택 명단이 속속 발표되며 여의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22대 국회는 내달 예정된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슈 확보’ 싸움에 한창이다. 이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 관련 주요 이사는 증인명단에 포함되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에 따르면 내달 7일 예정된 산자부 국감 증인명단에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대표가 포함됐다. ‘고려아연 합병과 관련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여부’가 증인 신청사유다. 김 대표는 내달 11일 예정된 국회 국토교통위의 국가철도공단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도 이름 올렸다.

국민연금을 담당하는 보건복지위원회 등 상임위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다. 증인 채택과 사태 별 책임 범위 등을 두고 여야 간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이 한창이다.

야당은 국민연금법 개정안 이외에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를 촉발한 전후맥락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책임투자 원칙에 부합해야한다”고 언급했다.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 중 하나로 MBK를 선정한 과정을 살펴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금 수익률에 유리한 판단을 내린다는 기본 기조는 여느 연기금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도 “이해당사자를 비롯해 여러 주체의 시선이 쏠려있는만큼 판단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aret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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