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변화면 충분"..내년 신인류 '옴니보어' 뜬다[조수원 BOOK북적]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키워드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 모든 전제를 원점으로 되돌려라.'
"고등학교가 주요 무대인 웹툰 원작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오픈채팅방에는 ‘선재앓이’ 중인 수백 명이 모여 대화를 나눈다. 서로의 얼굴도 이름도 모른 채 한참 동안 드라마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따금 각자의 일상이 드러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학교 과제에 쫓기는 대학생, 몰아보기를 좋아하는 직장인 등…. 연령도 직업도 지역도 다르지만 드라마를 매개로 전 세대가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개인의 취향이 ‘30대’·‘여성’·‘직장인’과 같은 집단적 특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오늘날의 일상이다. 이뿐만 아니다. 육아휴직을 신청한 50대 부장님, 스마트스토어로 용돈을 버는 고등학생, 주말의 풋살 경기만 기다리는 30대 여성, 유튜브의 추천 제품을 구매하러 다이소에 가는 자산가 등, 자신이 속한 집단의 고정관념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연령·성별·직업 등을 통해 떠올리는 특정 집단의 전형성이 옅어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제 “나잇값을 한다”거나 “남성/여성스럽다”는 식의 수식어는 옛말이 됐다."(132쪽)
최근 '트렌드 코리아 2025'를 펴낸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는 자기가 살아온 경험, 나이, 성별 등에 맞춰 이뤄졌기에 어린 사람들이 게임을 좋아하고 여성들이 예쁜 걸 좋아한다는 식의 선입견, 고정관념이 과거에 있었는데 무너졌다"며 "집단의 차이가 줄어들고 개인의 차이가 커진 시대를 맞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런 사회적 흐름을 '옴니보어(Omnivores)'라는 키워드로 분석했다. 옴니보어는 '잡식성'을 뜻하지만 여러 분야에 관심을 둔다는 의미도 가졌다. 그는 이 키워드를 확장해 "자신만의 소비 스타일을 가진 소비자"로 명명했다.
그는 "소비 스타일이 자기가 속한 집단의 전용성에 해당하지 않고 취향껏 소비하는 사람이 옴니보어"라며 "이 시대의 옴니보어 소비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의 취향은 본 제품보다 작은 디테일에서 좌우되는 일이 많아졌다. 인기 요거트 아이스크림 경우 과일부터 견과류까지 각종 옵션을 추가하는 방식을 도입해 인기를 끌었다. 취향에 따라 메뉴를 구성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을 넓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착용감이 좋고 편한 신발인 '크록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못생긴 신발"이라는 인식을 지우고 개성을 드러내 인기를 얻었던 비결이 '지비츠(크록스 신발 구멍에 끼우는 액세서리)'였기 때문이다. 정해진 틀 없이 좋아하는 액세서리를 원하는 위치에 부착하면 되는 특성 탓에 개성과 특색을 드러낼 수 있는 셈이다.
똑같은 것은 싫다. 개성이 드러나는 나만의 소비를 추구한다. '하늘 아래 같은 상품은 없다'는 명제를 교리처럼 따르는 신인류가 나타났다. 손댈 데 없는 완벽한 상품은 재미없고, 내 손길을 거쳐 비로소 완성되는 미완의 상품이 좋다. 공장에서 찍어낸 기성품보다는 취향대로 조립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소비를 통해 '나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180쪽)
김 교수는 피자에 토핑을 얹어 먹는다는 점에서 착안해 이런 현상을 '토핑경제(All About the Toppings)'라고 불렀다.
그는 "'나에게 맞춘 세상, 나만을 위한 상품을 갖고 싶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모듈형 제품, 앞으로 토핑을 계속 얹을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토핑경제를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김 교수는 평생 소비 연구를 통해 느꼈던 점도 강조했다. "소비는 동조와 차별화의 영원한 싸움입니다. 모순된 욕망이지만 어떻게 엮이느냐에 따라 트렌드가 바뀌고 생깁니다. 토핑은 나만의 것이어야 좋겠죠."
"지지부진한 침체가 계속되는 시기의 트렌드는 어떨까? 변동성이 강한 해에는 트렌드의 방향성이 위든 아래든 명확하다. ‘머니러시(2022년)’처럼 전 국민이 투자의 열기에 들뜨거나, ‘오피스빅뱅(2023)’처럼 조직문화가 근본부터 바뀐다. 그러니 우리도 ‘거침없이 피보팅(2021)’ 하며 대담하게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답답하게 정체가 계속되며 내일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은 시기에는, ‘현재’의 ‘자잘한’ 움직임이 중요해진다. 그렇다고 트렌드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기술이나 인구구조는 멈추지 않고 변화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트렌드의 도도한 변화는 계속된다."(10쪽)
Savoring a Bit of Everything: Omnivores 옴니보어
Nothing Out of the Ordinary: Very Ordinary Day #아보하
All About the Toppings 토핑경제
Keeping It Human: Face Tech 페이스테크
Embracing Harmlessness 무해력
Shifting Gradation of Korean Culture 그라데이션K
Experiencing the Physical: the Appeal of Materiality 물성매력
Need for Climate Sensitivity 기후감수성
Strategy of Coevolution 공진화 전략
Everyone Has Their Own Strengths: One-Point-Up 원포인트업
☞공감언론 뉴시스 tide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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