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고백 "기자회견 희화화 상처..모든 아저씨가 개저씨 아니지만"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어도어 대표 해임 이후 첫 공식석상에서 하이브 이슈 관련 기자회견 때 자신의 모습이 희화화되는 것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민희진 전 대표는 27일 오후 9시 현대카드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공개된 '다빈치모텔 라이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민희진 전 대표는 'K팝의 공식을 깨는 제작자, 민희진의 프리스타일'이라는 주제로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영상은 민희진 전 대표가 어도어 대표에서 해임된 이후 첫 공식석상이라는 점에서 시선을 모았다. 민희진 전 대표는 어도어 이사회의 결정이 일방적이라고 반발했고 뉴진스 멤버들도 어도어를 향해 민희진의 대표직 복귀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어도어는 대표이사직 복귀 요구는 수용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민희진 전 대표는 "이 시간이 내게 귀한 시간이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처럼. 내가 준비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내 핸드폰이 불이 날 정도로 연락이 많이 왔다. 내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다. 마지막 날인 것처럼 연락주시고 그래서 많이 감사하다"라며 "그동안 응원 많이 해서 파트너십으로 끈끈한 광고주분들께도 감사하다. 버니즈에게 드리고 싶어서 사비를 털었는데 사비가 아닌 게 됐다. 내가 재정이 엄청 풍족하지 않은 걸 아시고 협찬 아닌 협찬 해준 대표님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내가 폭로를 하거나"라며 "막말 하는 스타일이니 그럴 수도 있지만 이 자리는 K팝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이기에 그런 이야기를 기대하신 분들은 영상을 끄세요. 내가 최악의 상황일 때 언급된 도파민이 와닿지도 않고 중앙일보 인터뷰 때도 밈이 되고 그랬는데 그게 끝나고 너무 상처였다. 되게 힘들게 이야기했고 처절한 이야기인데 희화화되는 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후련은 했지만 씁쓸했는데 지인들이 보내준 것들에 웃음이 나서 넘겼다. 슬퍼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 이슈 갈등 당시 기자회견도 떠올리며 "내 얼굴이 사방팔방에 찍혀 나가는 걸 극혐했다. 모자를 쓰는 것도 꾸미는 게 귀찮기도 하지만 가리려고 하는 거였다"라고 말하고 "그 기자회견으로 트라우마가 없어졌다. 세수 안 한 얼굴이 온 각도에서 다 찍혔다. 끝나고 나서 '와 이거 하느님이 나 트라우마 없애주려고 했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욕도 별로 안했고 두번인가 밖에 안했다. 할 얘기가 많으니까 그랬고 많이 울지도 않았고 분노에 차올랐는데 마치 울고짜고 한 것처럼 나와서 열받기는 했다"라고 떠올렸다.
민희진 전 대표는 "내가 대놓고 욕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술 담배를 전혀 안하고 유흥으로 스트레스를 풀지 않는다. 기자회견 이후 혈색이 돌았던 게 하고 싶은 말을 해서 풀렸기 때문이다"라며 "그리고 나는 거룩한 척 하는 걸 싫어한다. 내가 멋있고 고상한 척 하려고 용어를 가려쓰거나 애티튜드를 만드는 걸 안 좋아한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스타일이라 그런 사람들에게 찬물 끼얹고 싶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민희진 전 대표는 "형식이 싫어서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프리랜서를 왜 안하냐고 묻는데 나는 그렇게 바보가 아니고 똑똑하다"라며 "역할이 다르다. 프리랜서는 자기 스타일대로 그리면 되지만 모든 일을 디렉할 수 없고 한정적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본질과 태도에 관심이 많아서 이 업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걸 고치기 위해 뭘 해야 하고 어떻게 태도를 가져가야 할지가 숙제였고 주제파악이었다. 대중예술이 아름답기도 하면서 X같기도 하다는 걸 줄을 잘 타야 한다. 트렌드가 고착화되면 새 트렌드에 맞게 되는 게 대중문화의 속성이다"라고 강조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계속 플렉서블하게 바꿔줘야 하는 게 문화"라며 "사람과 문화에 기술을 넣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트와 비즈니스를 절묘하게 붙이면 미친 시너지가 나올 것 같은데 아무도 안했다. 내가 기껏 만든 뭔가를 사업하는 아저씨가 가져가서 개차반으로 가져가는 게 너무 싫다. 모든 아저씨가 개저씨가 아니다. 그런데 근엄한 척, 거룩한 척을 잘한다. 마음속으로는 '소스가 있어야지 무슨 개소리지?'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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