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충격’에 빠트린 아파트 ‘주차 빌런’ 사건 봤더니…[권준영의 집이슈]

권준영 2024. 9. 2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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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DB,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공동으로 사용하는 아파트 주차장을 '개인 주차장'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한 입주민의 사건이 전해져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28일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도와주세요] 아파트 주차장의 개인 사유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제하의 글이 지난 26일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은 이틀이 채 지나지 않은 이날 오전 12시 55분 기준, 9만7643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 A씨는 "답답한 마음과 함께 글을 올린다. (게시물) 사진을 편집하는 지금도 너무 화나서 글의 두서 없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글이 지워져서 다시 올린다"며 "몇달동안 참다 참다 이건 아닌 거 같아서 '보배드림'을 통해 네티즌분들의 도움도 받고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기사화도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회원가입 후 작성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A씨는 "제가 사는 지역은 ○○남도에 속해있는 인구 약 4만6000여명의 아주 작은 시다. 인구가 적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군인이기 때문에 전국에서 가장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동네라고 자부한다"며 "그렇기에 제 가족도 약 18년째 거주하며 잘살고 있다. 현재 아파트로 이사 온 지는 약 14년 정도 됐는데 몇 달 전부터 딱 한 사람 때문에 주차 질서가 확립되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사진은 각기 다른 날짜다. 모두 동일한 날짜가 아니다. 각설하고, 사진부터 올리겠다"면서 "주차 공간이 나름 널널한 시간대, 뒤쪽에도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주차 공간 매우 많음…이 사람과의 첫 만남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주차 실수를 한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솔직히 음주라고 생각했다. 정상인이면 이 따위로 주차를 안 하기에 이때부터 이 ○색 ◇◇◇의 번호판을 잘 기억해 놓고 운전자가 누군지 얼굴이라도 보려고 유심히 지켜 봤다"며 "다른 날짜다. 이 시기쯤 운전자와 동승자 주차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 □□□와 □□□였는데 XX 나간 주차를 해도 아무렇지도 않은 □□□를 보면서 역시 □□□□라는 말이 떠올랐다. 옆에도 보이시겠지만 자리가 널널한 데도 일부러 자기 마음대로 대는 짓거리를 시작한다.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 그는 "음 역시 오늘도 XX 나간 주차 실력을 보여준다. 약간 존경스럽고 멋져보이기까지 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관련 사진을 전달했다. 자세히 보면 관리사무소 측에서 유리 앞에 경고문을 끼워놨다"며 "(그런데도) 끄떡없다. 무인도에 떨궈놔도 알아서 살아남을 거 같은 사람이다. 옆에 다른 차 못 대게 바퀴까지 꺾어놓는 센스. 어? 갑자기 바로 맞은편 기둥 쪽 1인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사진을 찍은 이유가 '갑자기 사람이 변할 수도 있나?'라는 생각에 놀라서 찍었다. 하지만 이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더 큰 짓거리가 남아 있으리란 걸…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곳은 개인 차고지가 아닌 모두가 사용하는 아파트 주차장"이라고 비판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대망의 하이라이트. 이날은 아파트 전체 지하주차장 물청소가 있던 날이었다"면서 "관리사무소 측은 일주일 전부터 순차적으로 아파트 지하주차장 내 물 청소를 실시하오니 이동 주차를 바란다는 안내문이 엘리베이터에 곳곳에 게시됐다"고 일화를 전했다.A씨는 "사실 궁금했다. 이 차도 안 움직이고 몇 달을 있었다. 제 생각에는 '물청소를 하니까 빠지겠지?' 하고 갔는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기 마음대로 이곳은 물청소 금지구역이라고 한다"며 "관리사무소 측에서 한 게 아니라 자기가 직접 프린트 해서 갖다 붙인 것이다. 결국 이 자리는 물청소를 하지 못했다. 내가 사는 내 지하주차장도 한 사람 때문에 물청소를 하지 못했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끝으로 그는 "이 차량은 현재 아직도 주차돼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확인해 보니 우리 동 사람이 아닌 완전 떨어진 동 사람의 차라는 연락을 들었다. 즉, 차주는 우리 동 주차장에 대고 자기 집까지 걸어가는 것이다. 리얼로 부지런한 사람이었다"며 "솔직히 이 문제를 공론화 하고 싶다. 한 사람 때문에 아파트 구성원 여럿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슈퍼카라도 저 정도로 별나게는 하지 않을 것", "둘 중에 하나는 정상이여야 하는데 안 X팔릴까요?", "저렇게 알박기 하는 사람은 본인이 좋은 위치 선점해 사용하는 게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 "열심히 돈 모아서 차를 샀나 보다. 안쓰럽다", "그래서 정상적인 부자들은 10억으로 아파트를 안 사지. 개인 주택을 사지. 그래서 외국에 부자들은 미국이나 유럽은 주택에서 살지 저런 XXX들 피하기 위해서"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해당 차주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로부터 30년 전에 받은 차"라면서 "20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유품"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고깔 설치는 더이상 안 하고 있으며, 덮개를 벗기는 사람들이 있어서 가짜 CCTV를 설치했다"면서 "두 칸 주차도 이제는 하지 않고 있으며, 물청소 금지는 자신들이 더 깨끗하게 청소하고 있어서 그랬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다른 동에 주차한 것은 주차 공간 부족 때문"이라며 "여러 대를 장기 주차한 세대가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국토교통부가 공개한 'e-나라지표'의 '자동차 등록 현황'을 보면, 1995년 말 기준 차량 대수가 847만대에서 2022년 2550만 대로 이미 3배(3.01배)를 넘어섰다. 현재 국내 아파트 등 공동주택 주차대수 산정기준은 1996년 마련한 산정기준을 따른 탓에 주차 문제는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사유지 불법주차'에 대한 국민신문고 민원 신청 건수는 2020년 2만4817건으로, 2010년에 비해 약 15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 2022년 9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사유지 주차장 주차 갈등 해결을 위해 국토부에 견인·과태료 등 조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권익위 개선 방안 중에는 공동주택관리법의 관리규약을 신설하고 주차장법도 동시에 개정해 '인접한 주차단위구획을 침범하여 다른 차량의 주차를 방해하는 경우'에 대해 행정조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국회에서도 주차장 알박기 등이 있을 경우 견인 근거를 마련하는 등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부적정 주차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 역시 마땅치 않다. 현행 주차장법과 도로교통법상 적용을 받지 않는 아파트 주차장에선 경찰 및 지자체 관계자가 이동 명령, 견인 등 조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관리법상 장기 방치 차량에 조치를 취하는 것도 타인의 토지에 무단 주차하는 경우에 한하므로 입주민 간의 문제엔 해당사항이 없다. 결국 형법에 따라 일반교통방해죄, 업무방해죄, 재물손괴죄로 기소하는 게 형사상 책임을 묻는 거의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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