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도전 끝 총리로…'초심' 강조한 이시바, 한일관계에도 훈풍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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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대항마로 불렸던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5차례 도전 끝에 일본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됐다.
27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는 일본의 첫 여성 총리 탄생 예상을 깨고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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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대항마로 불렸던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5차례 도전 끝에 일본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됐다. 한일 간 역사문제 등에 있어서 온건파로 평가를 받는 그는, 당선 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부터 일본을 지키기 위한 안보력 강화를 강조했다.
27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는 일본의 첫 여성 총리 탄생 예상을 깨고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1차 투표에서 이시바는 2위로 결선에 올랐다. 결선 투표에서는 의원 표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지는데 여기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173표)보다 많은 189표를 획득했다. 대중 지지도가 높음에도 당 내 의원들에게 늘 인기가 없어서 고배를 마셨던 이전 모습과 상반된 결과다.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는 과거 기시다파였던 의원들에게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가 자신의 정책 노선을 계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시바와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중 당원·당우 득표가 많은 후보 지지를 지시했다고 한다.
의원 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 총재가 통상 국가 최고 권력자인 총리 자리에 오른다. 이시바는 다음 달 1일 소집되는 임시 국회에서 제102대 일본 총리로 공식 지명된다.
이시바는 당선 확정 후 이날 오후 6시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지 여러분과 함께 겸손한 당을 만들겠다"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기시다의 퇴임을 언급하며 "당의 동지들과 함께 기시다 전 총재의 마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시바는 모두발언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경제, 중의원 해산, 외교·안보 등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에 답했다. 한국 관련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그는 과거 공개 발언을 통해 태평양 전쟁을 일본의 '침략 전쟁'이라고 지적하며 일본이 저지른 전쟁범죄 피해국인 한국과 중국이 납득할 때까지 일본이 사과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총재 선거에 출마한 다른 후보들과 달리 과거사 등 한국과 갈등 문제 해결에 비교적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외교 문제에 대해선 러시아 항공기의 일본 영공 침범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일본(의 안보)을 지킨다는 것을 제대로 확립하겠다"며 미일 동맹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총재 선거 기간 주요 안보 정책으로 제시한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에 대해선 "외무성이나 방위성과 잘 확인하면서 구체화해 나가고 싶다"며 "(아시아판 나토 창설이) 언제까지 된다는 것은 지금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제와 관련해선 "디플레이션 탈피를 확실히 해야 한다"며 "물가 상승을 상회하는 임금 상승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자민당 파벌 관련해선 "파벌은 이제 없어졌다"며 당 집행부, 내각 인사 결정에 파벌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기시다 총리의 연임 포기 속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로 대다수의 파벌이 해제된 이후 치러지는 첫 선거로 주목받았다. 등록된 후보자 수는 추천제 도입 이후 역대 최다인 9명이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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