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비만 23억 민희진 “XX 죄 없는 내가 이겨” 자화자찬+울분의 134분[종합]

이하나 2024. 9. 28.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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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사진=뉴스엔DB)
민희진 (사진=뉴스엔DB)
뉴진스 (사진=뉴스엔DB)
민희진 (사진=뉴스엔DB)

[뉴스엔 이하나 기자]

민희진이 집까지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하이브와 소송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희진은 9월 2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모처에서 현대카드 주최 유료 문화 행사 ‘2024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에서 ‘K-POP의 공식을 깨는 제작자, 민희진의 프리스타일’을 주제로 강연자로 나섰다.

지난 4월 25일 민희진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하이브는 지난 8월 27일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 출신 김주영을 어도어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민희진은 일방적 해임이라고 주장했으나, 하이브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반박했다.

이날 강연은 민희진이 어도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지 한 달여 만이자, 해임 후 첫 공식 석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관객들의 환대에 놀란 민희진은 “오늘 제 휴대폰이 불이 났다. 모든 사람이 응원한다면서 ‘준비 잘 했냐’고 하더라. 오늘 제 인생 끝나는 줄 알았다. 마지막인 것처럼 연락을 주셨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행사가 폭로를 위한 자리는 아니라고 강조한 민희진은 지난 4월 첫 번째 긴급 기자회견을 언급했다. 인생의 최악의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했다는 민희진은 “저한테 처절한 얘기인데 희화화되고 밈이 되는 게 너무 상처였다. 라디오까지 하고 집에 갓는데 후련은 했지만 씁쓸했다”라고 고백했다.

평소 방송에 자신의 얼굴이 나가는 것을 싫어해 모자로 가리는 편이라고 밝힌 민희진은 “트라우마가 기자회견 때문에 없어졌다. 세수 안 한 얼굴이 사방에서 찍혔다. 쌍욕으로 다 도배할 수도 있었는데 두 번밖에 안 했다. 몇 번 안 울었는데 울고 짠 것처럼 나와서 열이 받았다. 내가 욕쟁이인 것처럼 나왔다. 누구 앞에서 욕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욕을 하는 거다”라고 13년 전 공황장애를 앓았던 사실을 고백했다.

민희진은 자신의 학창시절부터 SM엔터테인먼트에 디자이너로 입사해 현재 프로듀서가 된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자신의 신념을 드러냈다. SM엔터테인먼트 로고와 하이브 슬로건을 자신이 만들었다는 민희진은 “각자 회사에 나름대로 내 소울을 넣었다. 사람으로 하는 일을 기술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제 모토였다. 그렇다고 돈을 많이 못 번 건 아니다. 뉴진스 돈 많이 벌었다”라며 “아트와 비즈니스를 절묘하게 붙여버리면 미친 시너지가 날 것 같았다. 그걸 아무도 안 했다. 예전에 언제 특히 화가 났냐면 내가 기껏 열심히 밤을 새워서 아름답게 만든 무언가를 사업한다는 아저씨들이 가져가서 개차반을 만들어 놨을 때다”라고 전했다.

민희진은 자신의 가치를 환산해 주는 돈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많다며 자신의 목적은 회사를 차려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테스트 해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민희진은 하이브와의 소송 비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민희진은 “소송비가 지금까지 23억 원이 들었다. 계속 의미 없는 소송을 걸어서 대응하다 보면 파산이 나는 구조다. 생각하시는 것처럼 부자는 아닌데 소송비 때문에 집을 팔아야 한다”라며 “3개월 만에 소송비가 수십 억씩 늘어나는데 일반 사람이 감당되겠다. ‘XX 내가 이겨야겠다’라고 생각했다. 나 같은 사람이 생기면 조언을 해줄 수 있다. 돈 있는 사람이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안 되게 버텨볼 때까지 버텨보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회사를 나간다고 한 적이 없다. 갑자기 나한테 회사를 찬탈했다고 하는데 분위기 파악이 안 됐다. 내가 이길 거다. 난 죄가 없다. 이건 희대의 사건이다. 내가 다큐를 꼭 찍을 거다. 모든 과정을 다 밝힐 거다”라며 “우리 변호사님들이 ‘희진 님 존경한다’라고 했다. 대부분 이런 경우에서 법카에서 털린다고 하더라. 망신 당할 우려가 많아서 백기 투항하는데, 이 정도로 올 수 있는 건 털릴 게 없어서라고 했다. 털릴 게 없으니까 이유를 만들어서 털지 않나. 없는 죄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밝혀질 거다”라고 주장했다.

민희진은 뉴진스 멤버들을 언급했다. 지난 11일 뉴진스 멤버들은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원래 어도어로 돌려 달라. 우리가 원하는 건 민희진 대표님이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다. 지금 이런 요청을 드리는 건 하이브와 싸우지 않고 잘 지내는 방법”라며 25일까지 민희진이 대표로 있는 어도어로 복귀시켜달라고 전했다.

민희진은 “멤버들도 억울할 거다. 한 번도 회사를 나간다고 한 적이 없다. 모회사가 싫을 수 있지만 내가 잘 해줬는데 어도어가 싫을 이유가 없다”라며 “그동안 제작 시스템과 내가 추구하는 시스템이 너무 다르긴 하다. 그분들도 아마 자기 나름의 상상에 갇혀서, 더 무섭게 느껴졌을 수 있다. 관행, 관습이 무서운 게 무단횡단하는 사회에서 살면 무단횡단이 나쁘다는 걸 모른다. 업계가 거기에 젖어 있다. 슬프지만. 역사에 어떤 굉장히 중요한 분기점을 통과하고 있다. 신선처럼 얘기하지만 집에서 혼자 많이 울고 미친 여자처럼 소리치고 욕한다. 내 몸에 사리가 엄청 나올 거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뉴진스 멤버들을 가스라이팅했다는 반응에 대해서 민희진은 “나는 우리 애들이 똑똑했으면 좋겠어서 항상 모든 걸 솔직히 얘기한다. 적당히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얘기한다. 그래야 나중에 충격이 오지 않으니까. 세상을 배워야 하지만 최대한 덜 아프게 단계를 나눠주는 거다. 근데 이 업계가 그렇게 아름다운 업계는 아니다. 그걸 모른다고 능사는 아니다. 어지간히 알아야 맷집이 생긴다”라고 강조했다.

하이브의 자본이 있었기에 뉴진스 탄생도 가능했다는 지적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민희진은 “두 가지 부류다. 경제관념이 너무 없거나 알려줘도 못 알아듣는 돌머리거나. 아니면 아르바이트거나. 나는 1년 만에 차고 넘치게 갚았다. 나 때문에 얻은 게 얼마나 많은데”라며 “그런 얘기를 하면 안 된다. 여러분이 모르시는 게 많다. 계약기간을 준수해야 받을 수 있는 돈이 있다. 멍청한 건지, 순진한 건지 그런 건지 몰랐다. 당연히 줄 알았고, 혁신하고, 조직을 쇄신하고 싶다고 했다. 내 이의 제기 방식이 마음에 안 들 수 있었지만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도어는 상장사가 아니다. 그 안에 있는 계열사니까 자유롭다. 나한테는 그런 부담이 없으니까 시장의 밸런스를 맞춰가면서 아트도 하는데 비즈니스적으로도 엄청난 뭔가를 보여주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이걸 접목시켜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빵 터트려보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무슨 음해가 있어도 믿지 마라고 강조한 민희진은 최근 하이브 관계자의 녹취를 폭로한 한 기자를 언급하며 자신을 둘러싼 온갖 소문을 지적했다. 민희진은 “저 카카오랑 아무 사이 아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어디서 소문으로 나는지. 뭉크로는 뒷광고? 난 틈만 나면 애들 미술관 보낸다. 도대체 그게 어떻게 뒷광고가 도나. 속는 사람 없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결벽증이 있어서 날 만나자는 투자자는 많았지만 오해 받기 싫어서 안 만났다. (회사에서) 나갈 마음이 없다는데 무슨 상상을 하는 건가”라고 말했다.

민희진은 예정된 100분을 훌쩍 뛰어넘어 134분간 자신의 신념부터 울분까지 토로했다. 강연 직전에는 DJ 겸 프로듀서 프랭크가 만든 뉴진스의 미공개 데모까지 공개했다. 민희진은 “이번 음반은 오해를 푸는 음반이 되고 싶다. 팬들에게 진심을 전하는 앨범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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