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부족·낡은 보건 인프라·성차별… G3에 가려진 ‘진짜 인도’
두 개의 인도
아쇼카 모디 지음 | 최준영 옮김 | 생각의힘 | 632쪽 | 3만2000원
최근 인도에서는 ‘타임 파스(timepass)’라는 말이 흔히 쓰인다. “낮에 뭐 하세요?” 물으면 “저는 타임 파스를 해요”라고 답하는 식이다. 남는 시간을 채우는 능동적 상태를 가리킨다고 한다. 인도 경제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는 10억명이 넘는 생산연령인구를 고용할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수백만 명의 젊은 인도 청년들은 타임 파스를 한다. 사회가 낳은 신조어인 셈이다. 미국과 중국의 뒤를 잇는 G3(주요 3국)로 꼽히는 인도의 이면이다.
내수 시장이 작은 한국은 인도를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투자의 땅으로 보곤 한다. 하지만 책은 ‘인도 열풍(India hype)’이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일한 경제학자이자 프린스턴대 국제경제정책학과 교수 아쇼카 모디가 인도의 실상을 차갑게 해부한다. 인도에서 태어나 자란 인도계 미국인의 모국 비판서다.
모디 교수는 1947년 독립부터 시작해 오늘날 나렌드라 모디 집권기까지의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1947년부터 1964년까지의 시기는 ‘가짜 사회주의’라고 칭하고, 2005년부터 현재까지는 ‘교만’의 시기라고 부른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실적은 글로벌 국가 중 최악이었고, 팬데믹 이후의 일시적 반등을 장기적 성장으로 잘못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초부유층과 빈민으로 나뉜 극심한 양극화가 인도를 둘로 쪼갰다. 낡은 보건 인프라와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대중교육과 성평등도 인도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원제는 Broken India(무너진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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