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은 쫄깃 편육은 달달짭짤…56년 정감 묻어나는 가성비 면옥

2024. 9. 2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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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의 ‘SNS시대 노포’
사진 1
날씨가 갑자기 선선해졌다. 여름 내내 냉면집 앞에 늘어섰던 줄이 짧아졌으니 ‘평친자(평양냉면에 미친 자)’들에게는 지금이 냉면집 순례 다니기 좋은 때다. 서울 광진구의 ‘서북면옥’(사진1)은 1968년 개업한 역사는 물론, 냉면 한 그릇이 1만원이라는 ‘가성비’로 유명한 곳이다.

간판부터 오래된 느낌이고, 내부에도 오래된 안내문이 가득하다. 면은 직접 메밀을 빻아 반죽해서 만들고, 만두는 하나하나 직접 손으로 빚어서 그날그날 정성스럽게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한 장소에서 개업 당시와 똑같은 메뉴로 변함없이 영업하고 있으니 다소 시대에 뒤떨어지는 느낌이 들어도 많이 사랑해달라’는 안내문도 있다. 글씨체가 다 다른 것을 보면 상당한 시차를 두고 써 붙인 듯한데 주인장의 자부심만큼은 한결같아 보인다.

시원시원하게 진두지휘하는 여주인에 따르면 “시집 와보니 시어머니가 이곳에서 가게를 하고 있었고, 그때부터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어느새 단골손님들도 대를 이어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가족들이 다닌 지 20년”이라고 시작하는 한 단골의 후기에 의하면 “다른 냉면식당들은 값을 계속 올리면서 양을 줄이는데 이곳은 계속 옛날의 모습. 양, 맛, 값을 지키고 있어 너무 고맙다”고. “갈수록 줄이 길어져요ㅠ저만 알고싶어요ㅠ”라는 한탄성 후기도 있지만, “국물 한번 쫙 들이켜 마셔보면 웨이팅의 짜증이 한번에 가시니까요”라는 충성형 후기도 보인다.

사진 2
음식에 대해서는 이 한 줄 후기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냉동만두 사러 갔다가 물냉면 사리 추가하고 왔습니다. 사실은 김치 먹으러 가요.” 정신을 잃을 만큼 만두, 냉면, 김치가 맛있다는 뜻이다. 냉면(사진2)은 “육향이 기분 좋게 나고 면은 적당히 쫄깃”하며, 편육은 “동파육처럼 달달 짭짤”하고, “항아리에 담겨나온 김치부터 내부 공간까지 정감이 가서 모든 면에서 기분 좋은 식사였다”는 글도 보인다.

한 단골이 쓴 “최고 시나리오 추천”에 따르면 저녁 6시 전 4명이 방문하는 것이 좋다. 수육(소), 편육(돼지), 소주 1병, 만두 한 판부터 시키고 이후 ‘물냉’을 사람 수대로 시켜먹고, 육수를 추가해서 먹는다. 마지막에는 ‘비냉’과 편육 한 접시를 더 시켜 나눠먹는다. 그래도 10만원이 안 된다.

물냉면, 비빔냉면, 온면, 만둣국, 접시만두 등 주요 메뉴는 모두 1만원이다. 수육(쇠고기) 1만5000원, 편육(돼지고기) 1만원, 주차는 1분 거리 어린이대공원 후문 공영주차장에 하면 저렴하다.

이민영 여행·미식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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