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집 아저씨’ 30여년 도전과 좌절
강혜란 2024. 9. 28. 00:09
김영희 지음
애플북스
이 남자가 만든 프로그램 면면이 지난 30여 년 한국 버라이어티 예능의 역사다. ‘일밤-이경규가 간다’ ‘칭찬합시다’ ‘!느낌표’ ‘나는 가수다’…. 1986년 MBC에 입사해 ‘쌀집 아저씨’란 별명과 함께 공익 버라이어티 예능의 틀을 만들고 깨부수기를 거듭한 스타 PD 김영희가 35년 연출 인생을 에세이로 풀어냈다.
일단은 열심히 일한 얘기다. 그러면서 툭툭 찌른다. ‘상상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그것이 성패를 좌우한다.’ 신호등을 지킨 차량에 ‘양심 냉장고’를 선물하기로 하고 밤새 잠복하는 패기는 그런 데서 나온다.
그가 성공시킨 프로그램 후기를 보면 대단한 묘수는 없다. 외국인 노동자도 가족이 있을 테니 상봉하게 해주자는 보편적 인간애가 ‘아시아, 아시아’로 터져 나왔다. 가수가 최선을 다해 노래 부르는 모습으로 긴장과 감동을 주려 한 게 ‘나는 가수다’가 됐다.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건 같이 일하는 동료에 대한 믿음이며, 확신을 성공으로 만들어내는 건 결단과 추진력이라고 행간 곳곳 쓰여 있다.
후반부는 2015년 중국에 진출해 유례없는 성공과 어처구니없는 좌절을 겪은 과정을 가감 없이 담았다. 어떤 이에겐 교훈이, 또 누군가에겐 자극이 되는 도전사다. 그의 ‘들개’ 인생은 진행형이다.
강혜란 문화선임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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