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키워드] 독대
김홍준 2024. 9. 28. 00:02
1659년 송시열이 효종과 독대했다. 단둘의 만남이었으니, 역사를 기록하는 승지와 사관은 물린 상태. 북벌을 논했다. 둘 빼곤 아무도 없었는데, 어떻게 아냐고? 송시열은 이후 정치적 위기에서 ‘내가 효종과 이랬던 사람’이라고 먼저 발설하고 말았던 것.
현대에도 독대는 이어졌다. 김영삼(YS)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민주자유당 대표 시절 노태우 대통령과 자주 만나는 것이 문제를 없앤다”며 독대의 순기능을 설명했다. 대통령-당대표 회동은 YS 집권 이후에도 이어졌지만, 노무현 정부 땐 폐지됐다. ‘대통령이 당무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총리와의 회동은 계속하며 현안을 풀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당 대표 회동이 부활했고 박근혜·문재인 정부 땐 잠잠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통령실 사이에 ‘독대 신경전’이 지속하고 있다. 만약 성사된다면 세인들의 평가는 ‘당정 소통’이란 순기능, ‘밀실 정치’라는 폐해 중 어느 쪽에 힘을 실을지. 그 전에 다시 갈등의 골을 보란 듯이 드러내고 말았지만.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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