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모펀드] MBK, 매수가 상향에도 주가 방어 성공…승부수 통할까
글랜우드PE 등 부방그룹 환경업체 4곳 인수후보 선정
올해 사모펀드 최대주주 상장사는 58곳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마감일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공개매수가를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전격 인상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주가는 인상 이후 등락을 반복했으나, 75만원까지 오르지 않으면서 공개매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 MBK파트너스·영풍, 공개매수가 75만원 상향 '쩐의 전쟁'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 대비 0.28% 내린 71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가를 인상한다고 밝힌 다음 날인 26일 장에서는 전날보다 1.28% 오른 71만3000원이었다.
고려아연의 주가 흐름은 애초 MBK파트너스가 66만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힌 이후 주가가 73만원까지 오른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시장에서는 이전과 달리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 아래를 밑돈 배경에 대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짧은 시간 내 대응책을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마감일은 오는 4일이다. 마감일까지 고려아연 주가가 인상한 공개매수 가격인 75만원 가격 아래로 형성될 경우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는 성사될 전망이다.
한편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66만원에서 주당 75만원으로 인상한다는 정정 신고서를 26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투자자들에게 이전 할증 가격에 추가로 13.6%라는 프리미엄을 더 제시한 셈이다. 공개매수 예정 수량은 최소 144만5036주(약 7%)에서 최대 302만4881주(약 14.6%)로 동일하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지난 13일부터 25일까지 6거래일 동안 고려아연 주식 매수거래의 60% 이상이 개인이었을 정도로 보수적인 기관투자자들은 최초 공개매수가 이상에서 매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외에도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는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도 주당 2만원에서 주당 2만5000원으로 25% 상향 조정했다. 다만 영풍정밀은 공개매수가를 소폭 웃돈 2만5250원에 27일 거래를 마쳤다.
◆ 글랜우드PE·어펄마캐피탈, 부방그룹 환경사업 계열사 인수 숏리스트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와 어펄마캐피탈이 부방그룹의 환경사업 계열사 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됐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PE와 어펄마캐피탈은 최근 부방그룹 환경사업 계열사 4곳을 통매각하는 매물에 입찰해 예비적격 인수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인수후보에는 글랜우드PE와 어펄마캐피탈 외에도 국내외 중대형 PEF 운용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인수 대상이 된 매물은 테크로스환경서비스, 부곡환경, 한국자원환경, 테크로스워터앤에너지의 중국 자회사 등 환경 관련 사업체 4곳이다. 부방그룹은 이들을 약 3000억원 수준에 통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삼성KPMG를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본입찰은 내달 초 진행되며 10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인수후보로 선정된 글랜우드PE와 어펄마캐피탈 역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 '사모펀드가 주인' 상장사, 10년 새 2배 넘게 증가
사모펀드 운용사가 최대주주인 상장사의 수가 10년 새 2배 넘게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우선주, 스팩합병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 등을 제외한 국내 상장사 2597곳 중 사모펀드 운용사가 최대주주를 맡고 있는 상장사는 58곳으로 집계됐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최대주주인 상장사는 2014년 말 21곳에 불과했으나 10년 만인 올해 37곳이나 늘어난 결과다.
주요 상장사로는 한온시스템, 한샘, 롯데손해보험, 커넥트웨이브(옛 다나와), 하나투어, 락앤락, 남양유업, SK증권, STX, 케이카 등이 있다.
이중 차량 에어컨 시스템 등 열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온시스템은 2015년 6월 미국 자동차 부품 업체 비스테온의 자회사 VIHI로부터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운용 중인 특수목적회사(SPC) 한앤코오토홀딩스에 인수됐다. 한앤코오토홀딩스의 한온시스템 지분은 50.5%에 달한다.
다만 한온시스템은 연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한앤코오토홀딩스는 지난 5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함께 지분 약 25%에 해당하는 한온시스템 보통주 2억6956만9000주 중 1억3345만주를 매각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토털 홈 인테리어 기업인 한샘도 2022년 1월 창업주인 조창걸 전 한샘 명예회장이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하임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된 곳이다. 하임은 한샘 지분 18.95%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주인은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다. JKL파트너스는 자회사 빅튜라를 통해 2019년 10월 호텔롯데로부터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했다. 빅튜라가 보유한 롯데손해보험 지분은 77.04%다.
또한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커넥트웨이브도 사모펀드 운용사가 최대주주다. 커넥트웨이브 최대주주는 2022년 3월 창업주인 성장현 전 다나와 회장에서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SPC 한국이커머스홀딩스로 바뀌었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주식 포괄적 교환 등을 통한 잔여 주식 매입을 완료해 커넥트웨이브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남양유업도 올해 1월 한앤컴퍼니의 SPC 한앤코19호가 지분 52.63%를 소유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은 2021년 5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나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한앤컴퍼니와 법정 다툼을 벌였고, 법원은 한앤컴퍼니의 손을 들어줬다.
이 외에도 하나투어는 IMM PE, 락앤락은 어피터니에쿼티파트너스, SK증권은 J&W파트너스, STX는 APC머큐리, 케이카는 한앤컴퍼니가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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