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의회, 논란의 진주대첩광장 전문가에게 묻다 토론회 열어
경남 진주대첩역사공원이 ‘진주성 호국마루’로 명명된 공원지원시설 콘크리트 구조물의 흉물 논란으로 몸살을 겪고 있는 가운데 27일 진주시의회에서 전문가 의견을 듣는 토론회 자리를 열었다. 공교롭게도 역사공원 준공식과 같은 날이었다.
이날 토론회는 도시환경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돼 강진철 진주시의원이 좌장을 맡았으며 토론자로는 강철기 경상국립대학교 환경산림과학부 명예교수, 같은 학교 민병익 행정학과 교수, 서지영 진주시 공공건축가가 참가해 각자의 의견을 펼쳤다.
강철기 교수 “공원지원시설은 ‘지원’이 핵심이기에 규모가 클 필요가 없고 가장 중요한 부분은 종합안내소가 돼야 할 텐데 카페와 같은 휴게음식점, 하모스토어로 명명된 매점이 가장 넓고 좋은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며 “공원관리시설, 교양시설, 편익시설 등 법정 용어가 아닌 ‘공원지원시설’이라는 교묘한 표현으로 편익시설을 구성한 꼼수”라고 진주시를 강하게 비판했다. 7만 민·관·군의 국난 극복과 진주정신으로 이어진 호국정신을 상징하는 공간이 관광시설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했다.
민병익 교수는 “시민사회로부터 먼저 논란 제기되고 공론화된 이상 문제가 아닐 수 없으며 진주성의 가치를 실제로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진주대첩광장 조성 사업은 진주성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주목적이고 관광산업 활성화와 원도심 재생이란 부수적인 목적에서 시작됐지만 목표와 수단이 뒤바뀌는 전치 현상이 발생했다”며 역사적 가치보다 관광 활성화 사업 추진에 매몰된 사업 방향성을 비판했다.
이어 “진주시에서 계속비 사업이란 이유로 진주시의회에 보고하고 협의하려는 과정에 소극적이었다”며 “시 대신 진주시의회에서 나서 전문가 의견 수렴 등 지역사회 공론화로 다양한 해결책을 의제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주시공공건축가 서지영 건축사는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경남문화예술회관 준공 당시에서도 여러 비판에 휩싸였던 사례 등과 비교했다.
서 건축사는 “경남문화예술회관은 오랜 세월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너무나도 잘 사용되며 지역민의 자랑이기도 하다”며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앞으로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창조적이고 발전적으로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진주시 공공건축가로서 논란 이전부터 시설이 개선돼야 할 방향에 관해 진주시와 협의하고 있었는데 철거라는 주장까지 나와 놀랐다”며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토론 중에는 법령 위반과 절차적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강철기 교수는 도시공원법 위반사항이 다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도시공원 편익시설은 공원 외부와 접해서는 안 됨에도 도로와 접하고 있는 점, 지붕 관람석이 경사면으로 조성돼 장애인·노약자·어린이 등 교통약자가 접근이 어려운 점을 법 위반으로 봤다.
또한 진주시에서 최근 설계변경을 공원 면적을 기준으로 경미한 변경에 불과하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도 주요 시설물에는 다른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강진철 진주시의원은 “진주시에서 ‘사적지인 진주성 주변은 현상변경허가 3구역으로서 국가유산청과 협의되지 않은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며 시민 공론화는커녕 시장 결재 전까지 비공개로 한 것도 문제”라며 절차적 문제점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승효상 건축가가 운영하는 ㈜이로재에 공원지원시설 기본구상 용역뿐 아니라 실시설계, 감리 등 2000만 원씩 모두 4회에 걸쳐 8000만 원을 지급했음에도 2000만 원 수준에서 재능기부를 했다고 호도하고 있다”며 해당 시설과 관련한 조규일 진주시장의 부적절한 발언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진주시는 “진주성과 모양이 조화롭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어 문화유산청과 충분히 협의하고 공원지원시설을 일부 확장해 설계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옛 시청 자리와 가구거리 일원에 진주역사관, 복합문화시설, 청년 허브 등을 조성하고 이를 역사문화공원과 연계해 원도심 활성화에 힘쓰겠다는 계획을 부연했지만 공원지원시설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동수 기자(=진주)(kdsu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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