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와 전력 다해 싸우는 게 우리 정책" 휴전 걷어찬 네타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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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6일(현지시간)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전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와 휴전하라는 국제사회 요구를 일축하고 '전쟁 지속이 이스라엘의 명확한 방침'이라고 공언한 것이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휴전안은) 이스라엘과 신중하게 협의된 뒤 작성됐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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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휴전 거부는 실수될 것" 반발
"레바논 40만명 피란… 3만명 시리아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6일(현지시간)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전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와 휴전하라는 국제사회 요구를 일축하고 '전쟁 지속이 이스라엘의 명확한 방침'이라고 공언한 것이다.
사실상 '휴전의 키'를 쥔 이스라엘이 긴장 고조 신호를 보내며 레바논에서는 수십만 명 규모 피란 행렬이 이어졌다.
백악관 "왜 그런 말 하는지 모르겠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에 도착한 뒤 취재진에게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헤즈볼라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접경 지역에서 후퇴할 때까지 휴전은 없다'고 못 박은 발언이었다.
CNN은 "네타냐후가 휴전 논의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평가했다. 전날 미국 프랑스 등이 '이스라엘·헤즈볼라 21일간 휴전' 구상을 담은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평화 논의에 불을 지핀 지 하루 만에 분위기를 냉각시켰다는 얘기다.
서방 당국자들은 당황했다. 애당초 휴전안 작성에 론 더머 전략장관 등 이스라엘 정부 인사들이 참여했기 때문이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휴전안은) 이스라엘과 신중하게 협의된 뒤 작성됐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갑자기 말을 바꿨다'고 공개 비판한 셈이다.
이스라엘의 '변심'은 네타냐후 총리가 극우 연립정부 파트너 눈치를 본 결과로 보인다. 휴전안 작성 소식에 이스라엘 극우 내각이 반발한 뒤 네타냐후 총리 입장 변화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오후 뒤늦게 성명을 내고 "앞으로 며칠간 (휴전)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며 '서방 달래기'에 나섰지만, 실제 휴전이 타결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어린이 14만 명 피란"
레바논인들의 '패닉'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스스로 전쟁 의지를 꺾지 않으면 전면전 발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 레바논 정부 등은 확전을 꺼리고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한 전쟁 기조를 바꾸지 못하고 있다.
이날도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목표물 약 220곳을 공습하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레바논 정부는 직전 24시간 사망자 수가 92명이며 이스라엘 측 공격이 본격화된 23일 이후 총 사망자 수는 69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역시 이날 이스라엘 북부에 150발 이상의 발사체를 쏘아 올렸지만 이스라엘 방공망에 대부분 요격됐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지대지 미사일도 27일 격추됐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분쟁 격화에 따른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국제 아동권리 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22일 이후 (레바논인) 최소 40만 명이 피란민이 됐으며 그중 14만 명은 어린이"라고 이날 밝혔다. 레바논 정부는 자국민 최소 10만9,000명이 거처를 떠났고 그중 3만1,730명은 인접국인 시리아로 도피한 것으로 집계했으나 비공식 피란민은 훨씬 많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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