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엘리엇에 267억 지급 의무 없어"…1심 승소
[앵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두고 소송전을 이어갔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우리 법원에 삼성물산을 상대로 267억원짜리 소송을 또 제기했지만 패소했습니다.
두 회사의 악연에서 이번에는 삼성이 웃은 건데요.
자세한 내용을 김예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삼성물산 주주였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듬해 돌연 취소했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주가가 저평가돼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는데, 소송을 취하한 대신 2022년 삼성물산으로부터 약 724억 원을 받아 갔습니다.
배경엔 양측의 비밀 합의 약정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엘리엇은 받아야 할 지연이자 267억여 원이 더 있다며 지난해 10월 또다시 소송을 냈습니다.
자신들은 합의 시점인 2016년 3월까지 계산한 금액을 받았는데, 삼성물산이 다른 주주들에게 지급한 2022년 5월까지의 지연손해금도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삼성물산은 합의한 약정서에 따라 의무를 다했다며, 지연손해금이 있을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1심 법원은 약정서의 내용을 들어 엘리엇의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양측이 합의한 건 주식매수가격의 원금을 의미할 뿐, 합의 이후 지연손해금을 포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합의서에 지연손해금을 주당 대가로 환산하는 규정이나 계산 방식이 포함돼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준 법원 판단이 나왔지만, 앞서 '삼성 합병'에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제기한 국제투자분쟁 소송은 우리 정부가 엘리엇에 1,400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정부에 삼성물산 불법 합병의 책임이 있다고 본 판단인데, 정부가 불복하며 추가 법적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삼성물산 합병의 여파가 10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오는 30일 항소심 첫 공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예린입니다. (yey@yna.co.kr)
[영상취재 기자 이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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