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다시 돌아간다"…이시바 신임 총재, '겸손한 자민당' 강조

정혜인 기자 2024. 9. 2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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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6시 자민당 총재 당선 기자회견…
중의원 해산·총선거 "야당과 논의 후 결정"
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로 당선된 이시바 시게루 /AFPBBNews=뉴스1

자민당의 새 총재 이시바 시게루가 27일 오후 자민당 본부에서 진행된 당선 기자회견에서 비자금 스캔들로 얼룩진 당의 이미지 쇄신을 강조하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에 일본을 지키기 위한 안보력 강화 등을 확립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시바는 당선 확정 후 오후 6시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지 여러분과 함께 겸손한 당을 만들겠다"며 당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퇴임을 언급하며 "당의 동지들과 함께 기시다 전 총재의 마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민당이 야당으로 있었던 과거 3년3개월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다시 한번 초심으로 돌아가 자민당은 진실을 자유롭고 당당하게 말하는 정당, 모든 일에 공평하고 공정한 정당, 그리고 항상 겸손한 정당이 될 것이고, 이를 동지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시바는 모두발언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경제, 중의원 해산, 외교·안보 등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에 답했다. 한국 관련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그는 과거 공개 발언을 통해 태평양 전쟁을 일본의 '침략 전쟁'이라고 지적하며 일본이 저지른 전쟁범죄 피해국인 한국과 중국이 납득할 때까지 일본이 사과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이 때문에 총재 선거에 출마한 다른 후보들과 달리 과거사 등 한국과 갈등 문제 해결에 비교적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로 당선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27일 오후 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시바는 기자회견에서 외교 문제에 대해 러시아 항공기의 일본 영공 침범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일본(의 안보)을 지킨다는 것을 제대로 확립하겠다"며 미일 동맹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군이 일본에서 활동할 때 법적 대우를 규정한 미일지위협정 개정과 관련해 "다른 나라가 어떻게 지위협정을 개정해 왔는지를 검토하겠다"며 "미국에 자위대 훈련소를 설치하는 것이 미일 동맹 강화에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총재 선거 기간 주요 안보 정책으로 제시한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에 대해선 "외무성이나 방위성과 잘 확인하면서 구체화해 나가고 싶다"며 "(아시아판 나토 창설이) 언제까지 된다는 것은 지금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제와 관련해선 "디플레이션 탈피를 확실히 해야 한다"며 "물가 상승을 상회하는 임금 상승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이어 노토반도 지진 복구 및 부흥과 폭우 피해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예비비로 대응할 것"이라며 추가 예산 편성은 추가 협의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에 대해선 "가능한 한 빨리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모두가 하나가 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누군가는 하겠지'하는 식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며 "지방선거 결과가 국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당선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재가 인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사진=(도쿄 AFP=뉴스1) 김지완 기자

이시바는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에 대해선 야당과 논의 후 결정하겠다면서도 "최대한 빨리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리로 공식 지명되는 다음 달 1일 이전에 당의 집행부 체제를 정비하고, 총리로 지명되는 1일 새로운 내각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민당 파벌 관련해선 "파벌은 이제 없어졌다"며 당 집행부, 내각 인사 결정에 파벌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이시바는 이날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 자민당 차기 총재로 일본의 첫 여성 총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는 1차 투표에서 2위로 결선에 올랐지만, 2차 투표에서 역전해 당선됐다. 특히 결선 투표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의원 표에서 다카이치(173표)보다 많은 189표를 획득했다. 의원 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 총재가 통산 국가 최고 권력자인 총리 자리에 오른다. 이시바는 다음 달 1일 소집되는 임시 국회에서 제102대 일본 총리로 공식 지명된다.

/그래픽=뉴시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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