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레바논한국대사 “대사관 유리창도 흔들리고 교민들 전전긍긍…주요국과 탈출 협의”

박선영 2024. 9. 27.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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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채널A와 인터뷰 중인 박일 주레바논한국대사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간 충돌이 전면전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상황이 악화될 경우 미국 등 주요국과 현지 한국 교민들을 탈출시키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박일 주레바논한국대사는 27일 채널A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우리 교민들의 안전을 위해 레바논 현지 주요국 대사관들과 탈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과 협의체를 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미국 등 주요국과의 협의에서는 "철수 시점과 경로, 대피 수단 등을 조율 중"이라며 "가장 적절하고 효과적인 보호 수단을 마련해두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 모두 미국과 프랑스가 제시한 '3주 휴전' 제안을 거절한 가운데 현지 치안은 점점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박 대사는 "대사관 유리창이 (공습 여파로) 흔들릴 정도고 미사일 폭격 후 먼지 구름과 전투기가 음속을 돌파하면서 내 소는 소음도 어마어마하다"고 말했습니다. 주레바논대사관은 현재 헤즈볼라에 대한 공습이 이뤄지는 지역과 직선거리로 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7일 채널A와 인터뷰 중인 박일 주레바논한국대사


교민들 상황 역시 '살얼음판'입니다. 박 대사는 "주로 밤에 공습이 많이 이루어지다 보니 굉음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교민들이 적지 않다"며 "전전긍긍하고 밤을 지새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지에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거나 상황이 악화되면 베이루트 공항 등 주요 공항이 폐쇄되고 탈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 대사는 "2006년 전쟁 당시에도 이스라엘이 공항과 항구를 폭격해서 이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에 (공항 폐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를 고려한 계획을 짜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레바논에 있는 우리 교민은 약 140명입니다. 박 대사는 "가급적 안전을 위해 빠른 출국을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선영 기자 tebah@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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