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시대 끝나나”... 새 총리 소식에 엔화 902원→922원
”BOJ, 12월쯤 금리인상 가능성”
[왕개미연구소]
27일 일본 증시와 환율이 자민당 총리 선거 추이에 따라 요동쳤다. 이날 오후 2시 자민당 총리 선거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담당상이 1위를 기록해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소식이 나오자, 시장에선 주가 상승과 엔화 약세의 ‘다카이치 트레이드’가 나타났다.
다카이치 후보는 금융 완화 정책을 핵심으로 하는 ‘아베노믹스’ 계승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며 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는 본인 유튜브 채널에서 “금리를 아직 올려서는 안 된다, 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라며 금리 인상이 경제 활성화에 부정적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국민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경제에 장애가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는 금리를 올리는 것은 “바보(あほ) 같은 일”이라고까지 표현했다.
금융 완화 정책을 강력하게 지지한 다카이치 후보의 총리 당선 가능성에 이날 오후 일본 주식시장은 불기둥 장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오후 3시 일본 닛케이평균은 전날보다 2.3% 오른 3만9829.56엔에 마감했다. 닛케이평균이 종가 기준으로 3만90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7월 이후 두 달 만이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도 146엔대까지 상승하면서(엔화 가치 급락) 약세를 보였다.
✅엔화 환율, 선거 결과에 20원 뛰어
그런데 이날 오후 3시 30분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의 역전승 소식이 나오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146엔대에서 움직이던 엔화 가치는 달러당 143엔대까지 급격히 떨어지면서 엔고(円高)로 바뀌었고, 장 마감 후 일본 선물지수는 3%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국내에서도 오전에 100엔당 902원대였던 엔화 환율이 오후 선거 결과가 나오면서 922원까지 단숨에 치솟았다.
닛케이신문은 “이시바 신임 총리는 엔저로 인한 물가 상승을 문제 삼고 있기 때문에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노선을 지지할 것”이라며 “신임 총리 발표 이후 (주식 정규장 마감 후) 엔화 매수가 늘어났고, 선물지수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지난 8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서서히 금리가 있는 세계를 실현하는 것이 물가상승을 억제하면서 구조개혁에도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금리 인상이라고 하면 주가 하락 등 부정적인 측면이 주로 부각되지만, 금리 인상으로 통화 가치가 오르면 고물가가 해소되어 국민들의 주름살이 펴질 것이란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통화 가치 강세로 이어진다.
그는 작년 라디오닛케이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도 “내가 지향하는 경제 정책은 본래의 자본주의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재정이나 금융정책의 정상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또 사회 보장을 비롯한 복지 정책과 관련해서도 “반드시 재원 확보와 세트로 가야 한다”고 말해 정책을 실행할 때 재정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시바 신임 총리의 향후 경제 정책과 관련해, 로이터가 보도한 금융 전문가들의 예상은 이렇다. 우에노히로유키(上野裕之) 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에셋 수석 전략가는 “최근 이틀 동안의 증시 강세는 다카이치 후보의 당선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이시바 신임 총리 결정으로 다음 주엔 엔화 강세와 주가 하락의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점쳤다.
마에다카즈타카(前田和孝) 메이지야스다 종합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선거 결과로 자민당 내에서 아베노믹스 영향력은 거의 없어진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일본은행(BOJ)의 다음번 금리 인상은 12월로 예상되는데, 신임 총리는 일본은행의 판단에 맡긴다는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카이사이스케(酒井才介) 미즈호 리서치앤테크놀로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시바 신임 총리는 금융소득세나 법인세 등 과세 강화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서 금융시장 측면에선 다소 부정적이어서 ‘이시바 쇼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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