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로 공 만들어 숙소서 연습…성공할 수밖에 없는 KLPGA 10년차 박지영 [임정우의 스리 퍼트]
대상·상금·평균 타수 모두 1위
정규투어 데뷔 후 최고의 성적
맹장염 수술 이후에도 맹활약
골프에 대한 발전 의지 남달라
시즌 중에도 과감한 변화 택해
“프로 골퍼가 노력하는 건 당연
계속해서 발전하는 박지영 될 것”
박지영은 “KLPGA 투어 데뷔 10년차에 통산 10승을 달성하는 등 정말 기분 좋은 한해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의 노력이 성적으로 나타난 것 같아 기쁘다. 계속해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싶은 만큼 내 자신을 채찍질하려고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국가 상비군으로 활약하며 기대주로 꼽혔던 박지영이 KLPGA 투어에 데뷔한 건 2015년이다. 생애 단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을 수상한 그는 2016년 6월 에스오일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정규투어 출전권을 단 한 번도 잃지 않고 꾸준히 활약한 박지영이 무섭게 승수를 쌓기 시작한 건 지난해다.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과 에버콜라겐·더시에나 퀸즈 크라운,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그는 KLPGA 투어 대표 선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승을 포함해 톱10에 9번 든 그는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해 성적이 더욱 주목받는 건 맹장염 수술로 인해 약 한 달간의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KLPGA 투어 10번째 시즌을 화려하게 보내게 된 원동력은 노력이다.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다승을 차지했지만 박지영은 만족하지 않았다. 드라이버 샷 거리를 늘리고 아이언 샷 정확도를 높이는 등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겨울 어느 때보다 연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박지영은 “프로 골퍼가 연습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성적에 따라 받는 상금이 결정되는 만큼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다. 경쟁이 치열한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매년 발전을 거듭해야 한다. 올해 잘 쳤다고 해서 내년에도 성적이 잘 나오는 게 아닌 만큼 계속해서 노력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KLPGA 투어 선수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박지영은 연습 벌레로 유명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박지영을 지켜본 한 선수는 “많이 연습할 때는 하루에 1000개 이상 공을 치고 그린 위에서 수백개의 퍼트를 했다. 박지영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선수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박지영을 지도하고 있는 염동훈 스윙코치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염 코치는 “본인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곧바로 시도를 하는 선수가 박지영이다. 맹장염 수술 이후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박지영의 노력과 의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숙소 안에서 양말로 공을 만들어 연습하는 박지영은 골프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영은 올해 거의 모든 대회에서 양말로 공을 만들어 스윙 감각을 익혔다고 밝혔다. 그는 “방안에서도 어떻게 하면 연습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던 중에 양말로 공을 만들어 치는 방법이 떠올라 지금까지 하고 있다. 대보 하우스디 오픈을 포함해 여러 대회에서 샷이 잘 안 된 날에는 잠에 들기 전에 잠깐이라도 연습을 했었다. 앞으로도 샷감이 좋지 않았던 날에는 지금처럼 따로 연습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박지영의 기록 관련 데이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다. 2020년 237.03야드에 불과했던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는 올해 250.79야드로 껑충 뛰었다. 테이크어웨이를 완만하게 가져가고 원 플레인 스윙으로 바꾸는 등 몇 가지 변화를 가져간 그는 방신실, 윤이나, 황유민 등과 함께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 상위 10명 안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박지영은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가 늘어난 효과를 올해 제대로 보고 있다. 예년과 비교해 한 클럽 또는 두 클럽 짧은 아이언으로 핀을 공략하게 돼 확실히 편하다. 더 많은 버디를 낚아채게 되면서 올해 성적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애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는 박지영은 마무리까지 잘 해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맹장염 수술을 받고난 뒤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피나는 노력으로 극복해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 자신을 믿고 최선을 다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올해 대회가 몇 개 남지 않았는데 좋은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가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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