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당 육아휴직 3년까지... 맞벌이 부부 육아환경 달라진다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올해 7월 결혼 건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32.9%가 늘었다. 같은 기간 출생아 수도 7.9%나 상승했다. '일-가정의 양립'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사회'라는 정부의 목표와 의지가 통한 걸까. 다소 이른 낙관이긴 하지만, 확실한 것은 수 년 간 '하락'만을 거듭하던 혼인과 출산에 유의미한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지난 26일 개회한 국회 본회의에서는 육아휴직 확대 등 저출산 문제 해결의 키로 작용할 주요 법안들이 통과됐다. 여기에는 육아휴직 확대뿐만 아니라 배우자 출산휴가, 난임 휴가 등의 사용 기한 확대가 포함됐고 그동안 한부모가정 당사자들이 지속해서 요청해왔던 '양육비 선지급제'의 도입도 포함됐다. 이번 본회의에서 통과된 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 육아휴직 늘어나고 난임·배우자 출산휴가도 확대
이번에 통과된 저출산 대응 관련 법안 중 가장 큰 이슈는 육아휴직 등 임신과 출산과 관련한 각종 휴직 기간의 확대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법 개정안'에 따르면, 육아휴직은 현행 총 2년에서 총 3년으로 확대된다. 한 아이당 부모 한 사람씩 각각 1년씩 쓸 수 있었던 걸 부모별로 1년 6개월씩 부모 합산 총 3년까지 쓸 수 있게 달라진다. 3년을 한꺼번에 쓰지 않아도 된다. 기간 분할 횟수도 현행 2회에서 3회로 늘어난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너무 어려서 손이 많이 갈 때,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등 아이의 주요 시기에 맞게 부모가 각각 사용 시기를 결정하면 된다. 단 부모가 각각 육아휴직을 3개월 이상 사용한다는 조건이다. 그러나 한부모가정이나 장애아동의 부모는 부부 모두 육아휴직을 하지 않아도 1년 6개월을 적용받을 수 있다.
배우자 출산 휴가는 기존 10일에서 20일로 확대되고, 출산일로부터 120일 이내(현재 90일) 3회까지 분할 사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우선지원 대상기업으로 선정된 중소기업의 근로자에게는 정부의 출산휴가 급여지원 기간도 4일에서 20일로 확대해 지급한다. 난임치료 휴가는 현행 유급 1일을 포함한 3일에서 유급 2일을 포함한 6일로 늘어난다.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대상 자녀 연령도 기존 8세(초2)이하에서 12세(초6)로 확대된다. 아울러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은 기간에 대해선 두 배 가산을 적용, 근로시간 단축에 사용할 수 있다. 현행 3개월인 최소 사용 단위도 1개월로 줄어든다.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은 현행 12주 이내 36주 이후'에서 '12주 이내 32주 이후'로 확대되고, 고위험 인신부는 의사 진단에 따라 임신 전체 기간에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 "양육비 보내", "같이 살지도 않는 내가 왜?" 사라진다..이젠 국가가 먼저 주고 구상권 청구한다
한부모가정의 가장 큰 리스크였던 양육비 문제도 이제 해결될 전망이다.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며 '양육비 선지급제' 도입의 시작을 알렸다. 그동안은 양육비를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유 없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들이 많았다. 여성가족부가 출국 금지, 명단 공개, 운전면허 정지 등 양육비 지급 미이행자에 대한 각종 제재조치를 시행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양육비 선지급제는 최근 독립기관으로 출범한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자녀를 양육하는 부나 모에게 일정 금액의 양육비를 대신 지급하고, 지급액은 양육비 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회수하는 방식이다. 양육비를 수월하게 회수할 수 있도록 여성가족부 장관은 본인 동의 없이 채무자의 소득자료, 재산자료, 신용자료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시행 중인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제도는 폐지된다.
◇ 딥페이크로 만든 불법 성착취 영상 보기만 해도 징역
앞으로 '딥페이크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반포, 시청, 소지, 구입만 해도 징역형에 처해진다. 현행 법은 사람의 신체를 대상으로 한 영상물을 대상자 의사에 반해 반포할 목적으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거나 이를 반포한 자를 처벌했다. 또한, 가공할 당시에는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았지만 사후에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허위영상물을 반포한 자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딥페이크 영상물은 반포의 목적이 증명되지 않았거나, 실제로 반포하지 않으면 처벌받지 않는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처벌받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딥페이크 기술로 영상은 각종 SNS를 탁 빠르게 전파돼 그 피해규모도 삽시간에 커진다.
또한, 카메라(성폭법 제14조) 등을 이용한 촬영물 또는 복제물의 경우 이를 반포·판매·임대한 자를 처벌함과 동시에 이를 소지한 자 또한 처벌하도록 한 것과 달리 허위영상물의 경우 소지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형평에 맞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됨으로써 ▲딥페이크 성 착취물 · 영상물을 알면서 소지, 구입, 저장, 시청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을 신설했고, ▲영상물을 의사에 반해 가공하거나 반포할 경우 현행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했다. ▲영리를 목적으로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허위영상물을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반포한 자는 기존의 7년 이하의 징역에서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하도록 법정형을 강화했다.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강요죄에 편집물·복제물을 포함시켜 허위영상물에 대한 협박·강요죄에 대한 처벌도 신설했다.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한 서영교 의원은 "딥페이크로 인해 피해자가 늘어나는 상황에 딥페이크 소지 처벌법이 통과되어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던 부분까지 처벌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조금이나마 다행이다. 딥페이크 범죄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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