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산다고 무조건 상승?…'알파 호재'가 주가 갈라

김대은 기자(dan@mk.co.kr),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4. 9. 2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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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가증권시장 간판 기업 경영진이 줄줄이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주가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경영진은 기업 내부 사정에 밝다는 점에서 투자자들도 이들의 자사주 매매가 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물론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는 메리 배라 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2월부터 6개월간 자사주를 내다 팔았지만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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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기업 경영진, 자사주 매입의 경제학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등
자사주 매입 주가 영향 미미
美 인텔 CEO가 대거 사들여도
실적 고꾸라지자 오히려 하락
자사주 매도 끝나자 주가 오른
엔비디아는 스타 CEO 영향 커

한국 유가증권시장 간판 기업 경영진이 줄줄이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주가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경영진은 기업 내부 사정에 밝다는 점에서 투자자들도 이들의 자사주 매매가 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수연 네이버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은 이달 들어 회사 주식을 2819주 장내매수했다. 가장 많은 양을 매수한 사람은 최 대표로, 지난 6일 자사주 1244주를 주당 16만원에 총 1억9904만원어치 매입했다. 이어 10~20일에 걸쳐 이일구 리더 등 경영진 8인이 회사 주식을 추가로 장내매수해 이달 들어 네이버 임원이 매입한 자사주 규모는 총 2819주에 이른다.

장기간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네이버 주가는 이 기간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5일 코스피 시장에서 네이버는 장중 15만1100원까지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경신한 바 있는데, 이달 9일에도 장중 15만2500원까지 떨어져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다만 이달 9일 장 마감 후 최 대표가 자사주를 대량 매입했다는 사실이 공시되자 이튿날인 10일 네이버 주가는 하루 만에 2.58% 오른 15만9000원을 기록했다. 그 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27일에는 17만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미반도체도 곽동신 대표가 자사주 취득에 나서기로 하면서 주가가 올랐다. 지난 24일 곽 대표는 공시를 내고 다음달 24일 보통주 1만9800주를 총 20억772만원에 장내매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같은 날 회사 주가는 하루 만에 4.14% 오른 10만5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물론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E&A는 남궁홍 대표가 이달 13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회사 주식 2145주를 장내매수했다. 총 매입 금액은 5078만원가량이다.

회사 주가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13일 삼성E&A 주가는 2만4150원으로 마감했는데 남 대표가 두 번째로 회사 주식을 장내매수한 25일에도 이와 같은 2만41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27일에는 하나증권이 목표주가를 하향하자 주가가 하루 만에 7.80% 급락한 2만2350원으로 마감했다.

미국에서도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의 자사주 매매는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인텔 주가가 올해 들어 하락세를 키우자 지난달 5일 피터 겔싱어 CEO가 자사주 1만2500주 매수에 나섰지만 해당 거래일에 주가는 오히려 7% 가까이 하락했다. CEO의 자사주 매수에도 불구하고 회사 주가가 하락한 것은 실적 탓이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는 메리 배라 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2월부터 6개월간 자사주를 내다 팔았지만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 해당 기간에 주가가 오른 배경 중 하나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다.

CEO 개인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이 높다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올해 6월 1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넉 달에 걸쳐 자사주 600만주를 매도했다.

회사 주가는 6월 18일 사상 최고가인 135.58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AI 투자 과잉 리스크와 엔캐리 트레이드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 등 악재가 겹친 탓에 석 달 동안 주가가 17% 가까이 떨어졌다. 황 CEO가 주식을 판 기간과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일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떨어졌을 때 고위 임원이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은 일종의 신호로 읽힐 수 있지만 내부 사정과 업황에 밝은 사람이라고 해도 확증 편향에 빠져 오판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업 펀더멘털이나 주주환원 정책 의지 등을 따져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대은 기자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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