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55일 연습…티샷 전엔 여전히 설레"
챔피언스투어 통산 16승째
올해로 프로 40번째 시즌 맞아
30년간 하루 9시간 이상 연습
꾸준한 노력 덕분에 체력 좋아
KPGA 레전드 클래식 우승 63세 김종덕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빠듯한 하루 일정을 30년 가까이 소화하는 프로골퍼가 있다. 지난 26일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챔피언스투어 KPGA 레전드 클래식 시리즈 5에서 9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컵을 품에 안은 김종덕이다. 올해로 만 63세가 된 그는 KPGA 챔피언스투어 통산 16승째이자 프로 통산 34승째를 올렸다. 우승한 다음 날인 27일에도 연습장으로 출근한 그는 이전과 동일하게 하루 루틴을 소화했다.
이날 김종덕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루틴이라는 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경쟁력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승한 다음 날에도 연습장에 갈 수밖에 없다"며 "꾸준한 노력 덕분인지 지금도 하루에 27개 홀을 도는 것에 대한 체력적인 부담은 없다. 우승의 감격을 다시 한번 맛보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종덕의 하루 일정표를 보면 1961년생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20·30대 선수들보다도 더욱더 많은 시간을 골프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덕은 "라운드가 없는 날에는 오전 6시에 기상해 아침 식사를 하고 사우나로 간다. 오전 8시부터 연습을 시작해 3~4시간 정도 하고 점심 식사를 한다"며 "오후에는 주로 웨이트 트레이닝과 스트레칭을 하는 등 대부분 시간을 체육관에서 보낸다. 이후에는 연습 그린에서 공 수백 개를 굴리며 퍼트감을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1년 365일 중 355일 넘게 연습장에 출근하는 김종덕은 단 한 번도 억지로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골프를 업으로 삼는 프로골퍼가 연습하는 것만큼 당연한 게 없다. 노력 없이는 얻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60세가 넘어서도 아들보다 어린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기쁘다. 은퇴하기 전까지는 골프가 지겹거나 하기 싫을 것 같지 않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국의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라고 불릴 만큼 남자 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인 김종덕에게 이번 우승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해 단 한 번도 우승의 감격을 맛보지 못했던 김종덕이 2022년 11월 한국시니어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이후 1년10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해서다.
김종덕은 "2011년부터 KPGA 챔피언스투어를 주무대로 삼고 있는데, 1승 이상을 거두지 못한 게 2015년과 지난해뿐이다. 실력 있는 젊은 선수가 많아져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살짝 하기도 했다"면서 "아직까지는 퍼트만 떨어져 준다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이상하게 연장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하늘이 내게 우승을 허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나이가 경쟁력이 되는 KPGA 챔피언스투어에서도 노장에 속하는 김종덕은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 250m를 날리는 장타자다. 지난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도 호쾌한 티샷으로 젊은 선수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김종덕은 "50세까지만 해도 270m를 가볍게 날렸는데, 지금은 250m 정도밖에 나가지 않는다. 드라이버샷 거리는 줄었지만 노련함이라는 새로운 무기가 생겼다. 어떤 골프장에서도 매 라운드 언더파를 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는데 앞으로도 몸 관리를 잘해 프로 40년 차 베테랑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승 소식이 알려진 뒤 수많은 축하 연락을 받았다고 밝힌 김종덕이 손꼽아 기다리는 만남도 있다. 29일 가족과 함께하는 우승 축하 파티다. 그는 "손주들이 이번주 일요일에 집으로 온다. 우승 축하 파티가 예정돼 있는데, 벌써부터 기분이 좋다. 손주들 응원이 엄청난 힘이 되는데 매년 한 번씩은 축하 파티를 하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출전 대회 수가 300개를 넘는 김종덕은 아직도 첫 티샷을 하기 전에 긴장감과 설렘이 공존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회 전날과 당일 아침에는 아직도 가슴이 두근두근한다. 골프를 정말 사랑하고 좋아하는 게 지금도 느껴진다. 프로골퍼가 된 나는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은퇴를 생각해본 적은 없다. 힘이 닿을 때까지 프로골퍼 김종덕으로 살아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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