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규제 외친 해리스 vs 이민정책 저격 트럼프

김경미 기자 2024. 9. 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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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경합주 쟁탈전 가열
해리스 "폭력 중단위한 싸움 계속"
트럼프, 남부 국경 정책 맹비난
엠호프·멜라니아, 내·외조 경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오른쪽) 여사가 2016년 11월 9일 뉴욕 선거일 밤 집회에서 함께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서울경제]

11월 미국 대선을 40일 앞두고 초박빙의 접전을 펼치고 있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 승률을 높이기 위한 막판 스퍼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침묵을 지키고 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년 만에 공식 인터뷰에 나서는 등 측면 경쟁도 가열되는 양상이다.

26일(현지 시간) 트럼프는 뉴욕시의 트럼프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이민에 대한 해리스의 정책을 맹렬하게 비난했다.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불법 이민 문제는 경제 이슈와 더불어 미국 유권자가 현재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현안이자 트럼프가 승기를 쥐고 있는 의제다. 해리스가 판세를 뒤집기 위해 다음 날인 27일 멕시코와 마주한 국경 도시이자 경합주인 애리조나의 더글러스시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트럼프는 “거의 4년간 우리는 세계 역사상 최악의 국경 위기를 겪었고 이런 파멸의 설계자는 해리스”라며 사전 견제에 나섰다. 트럼프는 이어 “해리스는 계속 국경을 고치고 싶다고 주장하는데 우리는 ‘왜 4년 전에 하지 않았느냐’고 묻고 싶다”며 “그는 문제를 해결할 계획도 재능도 능력도 없다”고 비판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P연합뉴스

해리스는 미국 내 총기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총기 규제에 힘을 실으며 집토끼(지지층) 굳히기에 나섰다. 통상 민주당은 더 엄격한 총기 규제법을 선호하는 반면 공화당은 총기 소유 권리를 지지한다. 해리스는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 폭력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등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공격용 무기를 다시 금지하고 보편적 신원 조회, 안전한 총기 보관, 레드플래그(위험 신호)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어 “나는 안전할 수 있는 권리가 시민권이라고 믿는다”며 “총기 폭력이 전염병처럼 확대되는 것을 중단시키기 위한 싸움을 계속하자”고 말했다.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 배우자들의 내·외조 경쟁도 치열해졌다.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그 엠호프가 지난 5주간 전국 30곳 이상을 돌며 선거운동을 돕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10주 내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2년 만에 언론 인터뷰를 진행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인터뷰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남편이 두 번의 암살 시도에 노출됐지만 무사한 것에 대해 “정말 기적 같은 일”이라며 “마치 국가가 그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독한 트윗을 몇 개 하기는 하지만 다른 모든 것은 이 나라에 좋은 것”이라고 트럼프를 치켜세웠다.

트럼프를 공식 지지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자신이 거액을 기부한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아메리카PAC을 통해 트럼프의 7개 경합주 선거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아메리카PAC은 경합주에서 수백 명의 선거운동원을 고용해 각 유권자들의 거주지를 가가호호 방문해 트럼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네바다주의 경우 아메리카PAC 선거운동이 방문한 유권자 거주지가 3만 개에 달했다. 가디언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가 평소 투표에 관심이 없는 보수층 유권자들을 공략하는 것을 경합주 필승 전략으로 삼았다며 아메리카PAC의 호별 방문이 경합주 지지율 상승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여론조사 기관인 마리스트에 따르면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유권자 1348명 대상)에서 19~24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의 지지율은 49%(오차범위 ±3.7%포인트)로 같았다. 조지아주(유권자 1220명)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50%로 해리스 부통령(49%)을 1%포인트 격차(오차범위 ±3.9%포인트)로 앞서 사실상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이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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