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은 바람과 물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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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 꿋꿋하게 한결같이 가다 보면 저절로 자기 색깔이 나타나는 것이지."
스님은 27일 기자회견에서 한지에 옻칠을 한 오색의 화려한 회화 작품을 두고 "붓이나 도구, 손가락으로 그린 게 아니라 바람과 물이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독창성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어느새 모든 작품에는 스님만의 고유한 색깔이 분명하게 묻어나 있다.
이번 전시가 회고전 성격이냐를 묻자 스님은 "이제 시작이다. 전혀 다른 세계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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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미술 개인전 '선예'
40년 화업 총망라 120점 엄선
"중생이 성불 되는 경지 담아"
"나만의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 꿋꿋하게 한결같이 가다 보면 저절로 자기 색깔이 나타나는 것이지."
조계종 최고 정신적 스승인 '종정' 성파 스님(85)은 올해 매일경제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독창성을 한껏 내보여야 하는 예술과 나라는 아상(我相)을 없애는 불교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는지 묻는 말에 대한 겸양이 묻어나는 답이었다. 그는 "외형 묘사보다 사물의 본질을 추구하는 문인화의 문기(文氣)처럼 도가 깊으면 뭔가 나오겠지"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가 서예와 회화, 도자기, 조각 등 평생에 걸쳐 만든 수천 점 가운데 120여 점을 엄선한 작품을 전시하는 개인전을 연다. 이달 28일부터 11월 17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성파 선예 특별전-COSMOS'전이다. 40여 년간 이어진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개인전으로, 수행자로서가 아닌 예술가로서의 성파를 주목한다. 스님은 27일 기자회견에서 한지에 옻칠을 한 오색의 화려한 회화 작품을 두고 "붓이나 도구, 손가락으로 그린 게 아니라 바람과 물이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재료 본연의 물성을 최대한 살리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했다는 말이다.
다양한 형태와 색깔의 도자기 앞에서는 "그냥 도자기가 아니다. 중생이 부처 되는 경지를 실현해보았다"고 말했다. 참선과 예술이 둘이 아니고, 삶과 예술도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세계관을 보여준다.
스님은 22세에 통도사에 입산하기 전까지 시서를 공부하고, 출가 이후에는 불가의 사경, 도자기, 구상과 추상의 동양화, 민화, 칠예로 예술 보폭을 꾸준히 넓혀왔다. 한 사람이 열 일을 한다고 해 평소 "나는 한 오백 년을 살고 있다"고 자평하는 그다. 그 말이 거짓이 아닌 것이 전시장을 둘러보면 실감하게 된다.
전시장은 총 5개의 코너로 진행되는데, 무의식의 세계를 형상화한 세 번째 방은 스님의 자유분방한 기질을 한껏 표현했다. 독창성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어느새 모든 작품에는 스님만의 고유한 색깔이 분명하게 묻어나 있다. 이번 전시가 회고전 성격이냐를 묻자 스님은 "이제 시작이다. 전혀 다른 세계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향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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