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언제와?"… 노래방서 폭행 당해 사망한 유가족 '울분'

대전 한 노래방에서 일면식도 없는 손님을 때려 숨지게 한 4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삽화=이미지투데이

노래방에서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어 살해한 남성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27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병만)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44)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A씨 측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살인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6월28일 대전 중구 한 노래방 앞 노상에서 B씨(30대)와 말다툼 후 여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 둘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특별한 외상이 없던 B씨는 친구 부축을 받아 귀가했다. 하지만 당일 저녁 집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B씨는 사건 직후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가 스스로 신고를 철회하기도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시신 부검 결과 B씨 사망 원인은 뇌출혈이다. 두개골과 갈비뼈 골절 사실도 확인했다.

A씨 변호인은 "피해자가 치료 골든타임을 놓쳤다면 그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부검감정서 등 객관적인 정보를 확인한 후 그에 따른 사실조회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는 B씨 배우자도 출석해 엄벌을 탄원했다.

B씨 아내는 "제 인생의 친구이자 동반자를 한순간에 잃었다"며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정신과 약을 먹지 않으면 한순간도 버티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두 아이는 학교도 가지 않고 외출을 거부하고 있다. 아빠의 죽음을 모르는 둘째는 매일 대답 없는 아빠에게 계속 전화한다"며 울음을 삼켰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 양측 증거 의견을 듣고 심리 절차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재판은 오는 11월8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유찬우 기자 threeyu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