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상한가·상한가'…대규모 부양책에 축포 터뜨린 중국 증시

박수현 기자 2024. 9. 27. 17: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오자오 차이나] 중국 주요 지수, 나흘간 12~17%대 상승
[편집자주]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고 때로는 의존하는 관계가 수십세기 이어져 왔지만, 한국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중국 시장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G2 국가로 성장한 기회의 땅. 중국에서 챙겨봐야 할 기업과 이슈를 머니투데이의 '자오자오 차이나' 시리즈에서 찾아드립니다.

27일 중국 주요 지수(상하이·선전·홍콩) 일일 상승률. /그래픽=윤선정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유동성 공급정책을 발표하며 증시가 뛰어올랐다. 이달 들어 부진한 성과를 내던 중국 증시가 나란히 갭상승했고, 증권, 식음료, 배터리, 화장품 등 다양한 업종에서 상한가 종목이 쏟아져 나왔다. 나흘간 중국 3대지수의 상승률은 모두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27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86.58포인트(2.89%) 오른 3087.53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 2972.77로 출발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5월 3100대까지 올랐다가, 이달에는 다시 연저점 수준인 2600대까지 내려갔다. 이후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지수가 12%대 올랐다.

같은 날 중국 선전종합지수도 전일 대비 598.21포인트(6.71%) 오른 9514.86에 마감했다. 올해 초 9527.11로 출발했던 선전종합지수도 상하이지수와 같이 이달 연저점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나흘간 17%대 상승했다. 이날 3%대 상승 마감한 홍콩항셍지수는 나흘간 13%대 올랐다.

상한가 종목도 쏟아졌다. 이날은 증권, 바이주, 소프트웨어개발, 의료서비스, 배터리, 화장품 등 업종이 특히 강세였다. 증권에서는 동방재부, 궈하이증권, 중인증권, 화린증권 등이 상승 제한 폭까지 올랐고, 바이주 업종에서도 수정방, 노주노교 등 10개 이상의 종목이 상한가로 마감했다.

증시 강세는 지난 24일 발표된 대규모 부양책 덕이다. 당시 판국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p) 낮춰 금융시장에 1조위안(약 188조원)의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을 보고 연내에 지급준비율을 0.25~0.5%포인트 추가로 인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정책금리인 7일물 역레포 금리가 0.2%포인트 인하됐고,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와 대출우대금리(LPR)도 내렸다. 증시 안정을 위해 8000억위안8000억위(약 150조원)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라는 소식 등도 전해졌다. 지난 26일에 진행된 9월 정치국회의에서도 경기 부양 의지가 다시 한번 강조됐다.

중국 경기부양책 발표 이후 3대지수 상승률. /그래픽=이지혜

중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에 외국인 투자자들도 중국으로 마음을 돌렸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5일 중국 본토 A주를 추종하는 X-트래커스 하비스트 CSI300 중국A펀드(ASHR)에는 1억7300만달러(약 2276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2022년 6월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스콧 루브너 글로벌마켓 전무이사는 지난 26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번에는 중국이 정말 다르다고 생각한다"라며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나면 중국 주식시장이 투자자들의 투자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미국 헤지펀드 업계 거물이자 중국 증시 강세론자로 꼽히는 데이비드 테퍼도 같은 날 미국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주 한 일(금리인하)가 중국의 양적완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여전히 중국 주식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낮다고 언급했다.

한편에서는 부양책만으로 증시를 계속 밀어 올릴 수는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백관열 LS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시장 분위기가 비관론에서 낙관론으로 서서히 전환되는 모습이다"라면서도 "이번 부양책이 추세 전환으로 이어지기에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특히 소극적인 MLF 운용이 시장이 기대하는 지급준비율 인하 효과를 저하시킬 가능성도 존재한다"라고 봤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