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공적개발원조 ‘맞손’...필리핀에 5년간 2900만달러 지원

윤정훈 2024. 9. 2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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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 ODA기관, 27일 필리핀 지원 협약 체결
무슬림 민다나오 지역에 5년간 총 2900만달러 지원
“전례없는 파트너십으로 보건의료 지원 강화”
한미일 ODA협력, 아세안 다른 국가 확산 기대

[마닐라(필리핀)=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외교부 공동취재단] 한국과 미국 일본의 공적개발원조(ODA) 기관 3사가 필리핀에서 3자 공동 개별협력 사업을 펼친다. 한미일이 ODA 사업을 같은 지역을 대상으로 기획 단계부터 협력해서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27일 필리핀 마닐라 국제컨벤션 센터에서 미국국제개발처(USAID),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와 필리핀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역(BARMM) 지역의 보건 분야 협력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앞줄 좌측부터 시계방향)시놀린딩 카딜 방사모로 보건장관, 테오도로 헤르보사 필리핀 보건장관, 엔도 카즈야 주필리핀 일본대사, 상승만 주필리핀 대한민국 공사, 메리케이 칼슨 주필리핀 미국 대사, 라이언 워시번 USAID 필리핀 사무소장, 김은섭 코이카 필리핀 사무소장, 사카모토 타케마 JICA 필리핀 사무소장이 협약에 서명한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외교부 공동취재단, 코이카)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27일 필리핀 마닐라 국제컨벤션 센터에서 미국국제개발처(USAID),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와 필리핀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역(BARMM) 지역의 보건 분야 협력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김동호 코이카 상임이사, 상승만 주필리핀 대한민국 공사, 김은섭 코이카 필리핀 사무소장, 메리케이 칼슨 주필리핀 미국 대사, 라이언 워시번 USAID 필리핀 사무소장, 엔도 카즈야 주필리핀 일본 대사, 사카모토 타케마 JICA 필리핀 사무소장, 시놀린딩 카딜 방사모로 보건장관, 테오도로 헤르보사 필리핀 보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한미일 3국이 작년 8월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통해 합의한 개발 분야 공조의 일환이다. 사업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약 5년(기관별 상이)간 진행하며, 총 2900만달러(약 380억원) 규모의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국과 미국이 각각 1300만달러, 일본 측은 300만달러를 투입한다.

김동호 코이카 상임이사는 협약식에서 “전쟁의 폐허에서 번영으로 일어선 한국의 경험은 평화와 발전을 지원하려는 우리의 의지를 반영한다”며 “전례없는 파트너십을 통해 코이카는 중요한 모자보건 서비스 제공, 보건 시스템 강화, 비상 대응 태세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칼슨 미국 대사는 “이 파트너십을 통해 우리는 어머니와 자녀들이 역량 있는 전문가의 보살핌을 받고, 결핵 환자들이 치료를 받으며, 젊은 성인들이 문화적으로 성생식 건강 서비스를 받으며, 가족들이 전염병과 팬데믹 위협으로부터 보호받는 미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엔도 일본 대사는 “우리의 파트너들과 함께, 우리는 이 지역 내 지역 사회와 취약 계층이 접근할 수 있는 보다 회복력 있고 효율적인 지역 보건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보건 사업이 진행되는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역은 오랜 내전이 있던 지역으로 2014년 포괄적 평화 협정을 체결하고, 2019년 자치정부를 수립했다. 하지만 여전히 무력분쟁, 인프라 부족, 빈곤, 기후재난 등 보건의료 지표가 필리핀 내 가장 취약한 지역이다. 이에 3국 기관이 민다나오 지역에 대해 공동 지원을 결정했다.

3국 기관은 △보건의료 체계 강화 △보건의료 서비스 개선, △행동 및 인식 변화 △개발협력 효율성 제고를 통해 보편적 의료보장 달성을 지원하는 공동사업을 추진한다. 코이카는 지속가능한 공공의료 재정 확보를 위한 건강보험 청구 및 환급 체계 개선을 지원하고 USAID는 보건의료 거버넌스 및 의약품 조달 체계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JICA는 여성 및 영유아 영양개선 사업을 중심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사진=외교부 공동취재단, 코이카)
한미일 ODA 기관은 협업을 통해 필리핀 방사모로 무슬림 자치지역의 보편적 의료보장 달성과 평화 정착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공동사업을 통해 중복방지를 통한 효율성 제고, 정보 및 홍보 등을 통한 효과성 제고, 기관 간 상호 학습 및 교류 증진 등이 기대된다.

3국 ODA 기관은 보건 사업을 시작으로 필리핀 내 사이버 보안, 환경 등 다른 분야로 협력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공동사업에서 효과가 있으면 다른 아세안 국가로도 확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은섭 소장은 “아시아 지역에서 한미일이 ODA 분야에서 최초로 협력한 사례”라며 “가시적인 효과가 있다면 한미일이 앞으로 다른 나라로 스케일업하고, 벤치마킹해서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정훈 (yunrigh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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