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1년새 37% 급증···"형사처벌 예외적 허용을"
작년 소년보호사건 16% 늘어 5만건
촉법소년 보호처분 비중 24% 육박
절도 35%로 최다···사기·폭력 순
전문가들 '획일적 나이' 기준 지적
"학교의 범죄예방 기능 강화" 강조
지난해 보호처분을 받은 10대 미성년자가 3만 명을 넘어섰다. 이 중 촉법소년(10세 이상~14세 미만)은 전년 대비 36%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연령대의 아이들이 불법행위에 편입할 수 있는 온라인 범죄 등 신종 범행이 늘면서 초범자의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나이를 기준으로 한 획일적인 구분보다는 아이들의 비행이나 환경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처벌 규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27일 대법원이 발간한 ‘2024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소년보호사건은 5만 94건으로 전년(4만 3042건)보다 16.4% 증가했다. 소년보호사건 대상은 범죄소년(14세 이상~19세 미만), 촉법소년, 우범소년(10세 이상~18세 미만)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중 법원의 판결이나 결정이 내려진 소년보호사건 중 보호처분을 받은 경우는 3만 253명으로 전체의 61.2%를 기록했다. 보호처분이란 소년이 죄를 범했거나 범할 우려가 있을 때 법원이 소년을 선도하기 위해 내리는 처분으로, 1호부터 10호까지 총 10가지 처분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보호처분을 받은 10대가 3만 명을 넘어선 것은 2013년(3만 1592명) 이후 처음이다. 보호처분을 받은 10대 미성년자 수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2만 명대를 유지했다.
보호소년 연령별 분류에서 눈에 띄는 점은 촉법소년의 보호처분 증가다. 지난해 보호처분을 받은 촉법소년 수는 7175명으로 1년 새 36.8% 늘었다. 전체 보호처분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3.7%로 2년 연속 20%대를 넘겼다. 보호처분을 받은 촉법소년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는 3000명대 수준을 이어가며 증가·감소를 반복했다. 그러나 2021년 4142명으로 4000명을 넘어선 뒤 2022년 5245명으로 급증했다.
이들은 주로 우발적 범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소년보호사건의 행위 유형별에서 우발적 범행이 46.1%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호기심 34.9% △생활비 마련 8.3% △유혹 2.9% 등의 순이었다. 중요 범죄명별로는 절도가 전체의 34.6%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그다음으로 사기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 각각 9.6%, 7.8%였다.
전문가들은 10대 범죄가 급증한 원인으로 딥페이크 등 온라인을 통한 신종 범죄의 유행을 꼽았다. 범죄 연령대가 낮아지는 시점에 10대들이 쉽게 개입할 수 있는 범죄가 늘면서 처분이나 단속 역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최근 논란이 되는 딥페이크를 초등학생들도 다 할 수 있듯이 접근도 쉬워졌다”며 “온라인 능욕이라는 학교폭력이 생긴 것처럼 다양한 형태의 범죄가 최근에 많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환경이 변하면서 비행을 접할 기회가 많아진 점도 있다. 박선영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사회 환경이 매우 위험하고 유해 매체도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며 “유혹에 약한 어린 연령대의 아이들이 돈이 필요하다 보니 절도나 사기 등의 범죄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비행을 접하고 학습할 기회가 많아진 반면 처벌이 안 되는 것을 아이들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어 제재가 안 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미성년자들의 범죄를 단순히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선처해줘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이윤호 교수는 “현재는 나이를 가지고 촉법소년·우범소년·범죄소년으로 획일적으로 재단하고 있다”며 “성숙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아이들의 환경이나 비행 정도를 고려해 촉법소년들을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벌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입법화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또한 10대들의 범죄 노출을 줄이기 위해 학교가 1차적으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 해체가 급속히 진행되는 시대에 학교가 학생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데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사회 부적응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확대하고 일반 학교에서는 상담사나 사회복지사 등을 늘려 아이들을 돌볼 수 있어야 한다”며 “집에서 학대를 당하거나 가출을 해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청소년 쉼터나 그룹홈이 많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수정 교수도 “학교가 범죄 예방 기능을 할 수 있게 아이들에 대한 교육을 좀 더 철저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종현 기자 s4ou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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