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했던 ‘천재 직원’ 데려오려고 3조6000억원 쓴 회사

이가영 기자 2024. 9. 2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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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구글이 3년 전 회사를 떠나 창업한 ‘AI 천재’를 다시 영입하기 위해 27억 달러(약 3조6000억원)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치열해진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재 영입 경쟁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AI 스타트업 ‘캐릭터.AI’에 27억 달러라는 거액을 지급했다. 공식적인 지불 이유는 캐릭터.AI가 보유한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이다. 하지만 구글 내부에서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라이선스 비용을 감당한 주된 이유로 캐릭터.AI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노암 샤지어(48)의 구글 복귀를 꼽고 있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의 샤지어는 2021년 10월 회사를 그만두고 캐릭터.AI를 설립했다. 캐릭터.AI는 실제 인물뿐 아니라 만화 속 인물 등과 대화할 수 있는 AI 챗봇 개발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의 기업 가치는 10억 달러에 달하며, 누적 투자액은 1억5000만 달러다.

샤지어는 2017년 다른 7명의 구글 직원과 함께 생성형 AI 기술의 토대가 된 논문을 발표했다. 이후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신 있게 농담을 던지는 ‘미나’라는 이름의 챗봇을 만들었다. 샤지어는 이 챗봇이 구글의 검색 엔진을 대체하고 수조 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거라고 예측했다고 한다.

하지만 구글 경영진은 안전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챗봇의 일반 공개를 거부했다. 이에 실망한 샤지어는 2021년 퇴사했다.

3년 만에 구글로 복귀한 노암 샤지어(48) 캐릭터.AI 창업자. /캐릭터.AI

그랬던 샤지어가 3년 만에 구글로 복귀하자 다른 기업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빅테크 기업들이 첨단 AI 개발 경쟁에 과도한 지출을 하고 있다는 논쟁까지 벌어졌다. 스탠퍼드 인공지능 연구소의 크래스토퍼 매닝 소장은 “샤지어는 이 분야에서 분명히 훌륭한 사람”이라면서도 “그가 다른 사람보다 20배나 뛰어난가?”라고 반문했다.

부사장이 된 샤지어는 구글의 AI 제미니(Gemini)의 차기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 샤지어는 이번 계약을 통해 개인적으로 수억 달러를 벌었다고 WSJ는 전했다. 자신의 회사를 매각하지 않았음에도 이례적으로 큰 금액을 손에 쥐게 된 셈이다.

캐릭터.AI는 샤지어의 구글 복귀에 대해 “우리의 재능 있는 팀원 대부분은 그대로 남아 계속해서 제품을 만들 것”이라며 “캐릭터.AI는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했다. 구글이 지출한 돈은 샤지어 외에도 캐릭터.AI의 투자자 및 직원들이 회사 주식을 매입하고, 이 회사의 지속적인 운영 자금을 마련하는데 사용됐다.

구글에서 원래 AI를 연구하던 이들은 구글이 캐릭터.AI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한 기술로 무엇을 할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샤지어를 데려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최근 콘퍼런스에서 구글이 이전에는 AI 앱을 배포하는데 너무 소극적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 구글은 최대한 빠르게 AI 기술을 개발하고, 출시하고 있다며 “샤지어가 다시 구글로 돌아온 건 대단한 일”이라고 했다.

구글은 “우리는 기계학습 분야의 저명한 연구원 샤지어가 동료들과 함께 돌아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이번 계약으로 캐릭터.AI가 계속 성장하고 전 세계 사용자들을 위한 개인화된 AI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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