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시간' 일했다"···지적장애 선원 임금 '4억' 꿀꺽한 업자 결국

수년간 지적장애 선원들 임금 가로챈 소개업자 구속
20년간 불법 소개업 운영하며 4억 챙겨

[서울경제]

지적장애를 가진 선원의 임금을 가로챈 업자가 구속됐다.

26일 통영해양경찰서는 지적장애가 있는 선원들의 임금을 가로채고 불법 소개비를 받아 챙긴 혐의로 50대 무등록 선원 소개업자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3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지적장애 선원 1명과 경계선 지능 장애 선원 2명의 임금 약 1억 3천만원을 빼돌리고 불법 소개비 등 총 4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통영시 등에서 오랫동안 선원으로 일해 온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돈을 더 벌게 해주겠다"고 속여 선주들에게 소개했다. 이후 피해 선원들의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이용해 선주들로부터 직접 임금을 수령했다.

피해 선원들은 월평균 약 300만원을 받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12만원 정도만 받았으며, 하루 약 20시간씩 일하며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A씨는 약 20년간 불법 소개업을 운영하며 과거에도 여러 차례 처벌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범죄 수익금 중 2억3000만원을 생활비와 유흥비로 사용하고, 나머지 1억7000만원은 인터넷 불법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영해경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인권 유린과 임금 착취 범죄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경은 경남도 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협력해 피해 선원들을 가족에게 인계하고 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