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퀴어축제, 동성로 아닌 반월당네거리 인근에서 열린다…“반인권적 법원 결정 유감”

김현수 기자 2024. 9. 2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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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대만 타이베이 퀴어 퍼레이드에 참가한 한 시민이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다. 최유진PD

대구퀴어문화축제 주 무대가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아닌 반월당네거리 인근에서 열리게 된다.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이하 조직위)는 오는 28일 열릴 예정인 퀴어문화축제 장소를 대구도시철도 1호선 반월당역 인근인 달구벌대로 일대에서 열린다고 27일 밝혔다.

집회 신고된 차선은 반월당역 12번 출구 쪽 달구벌대로 5개 차선 중 3개 차선이다. 행진은 집회가 열리는 달구벌대로에서 출발해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지나며 1개 차선만 사용한다.

조직위는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 1개 차로만 사용해 축제를 개최하면 사고 위험이 있어 차선책으로 참가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으로 장소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법원이 옥외집회 금지 통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으니 따르기로 했다”며 “법원은 퀴어축제의 자유를 침해하고 관행에도 따르지 않는 반인권적인 결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6월17일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 행정대집행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4일 경찰은 축제 조직위에 “총 2개 차로인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1개 차로와 인도 일부만 사용할 수 있다”고 통고했다. 시민 통행권이 확보될 수 있도록 나머지 1개 차로를 열어 축제 당일에도 대중교통 운행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2019년부터 동성로에서 2개 차로를 이용해 열렸다.

조직위는 1개 차로에는 대형 무대 차량을 세울 수 없고 인도에 집회 참여자가 자리하면 안전사고 위험도 크다며 법원에 옥외집회 제한 통고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경찰이 집회 전면 제한이 아닌 장소의 일부를 제한한다는 점, 주최 측에 축제 장소인 대중교통전용지구 왕복 2개 차로 중 1개 차로를 임의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조직위 측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한편 지난해 6월17일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는 경찰과 공무원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대구시가 축제 장소인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공무원들을 동원해 축제 무대 설치를 위한 차량 진입을 막아서면서다.

당시 홍 시장은 시청 허가를 받지 않은 도로 점용은 불법이라며 대구시 소속 공무원 500여명을 동원한 행정대집행을 했다. 반면 대구경찰청은 적법한 집회신고가 이뤄졌으니 문제가 없다며 주최 측이 행사를 신고 내용대로 치를 수 있게 인도했다. 이 과정에서 대구시 공무원 3명이 다치기도 했다.

대구지법 제21민사단독은 지난 5월 축제 조직위가 홍 시장과 대구시 등을 상대로 낸 4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축제 조직위는 대구시에 3000만원, 홍 시장에게 1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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