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제사회 휴전안 거부…“헤즈볼라 총공격할 것”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헤즈볼라를 총공격하겠다”고 밝히며 미국을 비롯해 국제 사회가 제안한 휴전안이 사실상 물건너갔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휴전을 받아들이기 곤란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에 도착한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정책은 명확하다”며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고 무엇보다 북부 주민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 때까지 헤즈볼라에 대한 총력 공격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또다시 표적 공습을 단행해 헤즈볼라의 무인기(드론) 지휘관을 살해했다.
이는 앞서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가 제시한 ‘3주 휴전안’을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휴전안에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서방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아랍권도 지지를 표하며 힘을 실었으나,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각각 휴전을 받아들이지 않을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AP는 분석했다. 양측 모두 전면전까지는 원하지 않으나 그럼에도 공격을 멈추기 힘든 요인이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먼저 네타냐후 총리는 현 연정을 구성하는 극우 정당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오츠마예후디트(이스라엘의 힘)와 시오니즘당 등 극우 정당과 연합해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극우 정당은 이번에도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나섰다. 시오니즘당을 이끄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현 상황이 “헤즈볼라를 무너뜨리고, 북부 주민을 위협하는 헤즈볼라의 능력을 차단하는 한 가지 시나리오로만 끝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도 “일시적 휴전을 지지하지 않으며, 영구적 휴전이 될 경우 연정을 떠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들이 이탈한다면 네타냐후 총리는 실각하고 정치 생명까지 끝날 수 있다.
또한 현재까지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를 상대로 분명히 군사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휴전 협상에 나서려는 동기가 약할 수 있다.
반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휴전할 경우에만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헤즈볼라로서는 이러한 선결 조건 없이 이스라엘 공세를 멈추게 된다면 근래 치렀던 희생이 무용해지는 방식으로 항복하는 모양새가 된다. 또한 만약에라도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믿는다면 헤즈볼라 역시 휴전에 나설 이유가 희박해진다.
헤즈볼라는 휴전 제안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란 또한 마찬가지다. 레바논 정부는 국제 사회의 휴전 제안을 환영했으나, 이들은 헤즈볼라에 영향력이 거의 없다고 AP는 짚었다.
한편 레바논 보건부는 26일 기준 지난 24시간 동안 레바논 전역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92명이 숨지고 15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국면이 전면전 상황으로 치닫자 각국은 레바논 내 자국민에게 출국을 권고했으며 대피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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