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밑창'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러닝 시작 전 발상태 확인부터!
아침 저녁 선선한 바람과 함께 달리기 좋은 계절이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러닝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러닝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7년(500만명)의 2배가 넘는다. 러닝화 시장도 덩달아 확대되면서 지난해에는 1조원 규모를 넘겼다는 분석이다. 러닝화 시장을 이끌어오던 나이키가 최근 주춤하면서 호카, 온러닝, 뉴발란스, 아식스, 미즈노, 푸마 등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러닝은 진입장벽이 낮은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로 꼽히지만, 러닝에 입문 전 올바른 자세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오랜 시간 달려야 하는 만큼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몸이 틀어지거나 관련 질병으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러닝을 위해 본인의 자세를 가장 간단하게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신발 밑창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본인 발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러닝화 타입을 선택하면 부상 방지와 기록 향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러닝화 업계에서는 3D 맵핑 기술까지 도입해 정확한 발 모양을 측정하고 맞춤 신발을 선보이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신발 바깥쪽이 먼저 닳는다면 '외전' 의심…허리디스크 등 주의
일반적으로 자세가 올바른 사람은 신발의 뒤꿈치 바깥쪽이 먼저 닳는다. 하지만 바깥쪽이 비교적 과하게 닳는 경우에는 다리 정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복숭아뼈를 중심으로 발이 바깥쪽으로 돌아가는 것을 '외전'이라고 하는데 정도가 심하면 과외전일 가능성이 크다. 과외전은 통상적으로 똑바로 섰을 때 발 안쪽 부위와 지면 사이에 공간이 남아 큰 아치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바깥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기 때문에 신발 밑창은 바깥쪽부터 닳게 된다. 양발의 보행각이 15도 이상인 팔( 八 )자걸음을 하고 있을 수 있으며 허리가 뒤로 젖혀져 허리디스크 등 척추 질환을 앓을 수 있다.
외전이 심하다면 무릎 사이에 베개나 쿠션 등을 끼우고 옆으로 누운 뒤 위쪽에 있는 다리의 발목 부분을 손으로 잡고 들어 올려 주는 스트레칭이 좋다. 무릎에는 힘을 줘 베개를 꽉 조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며 양쪽 모두 똑같이 반복한다.
▶안쪽부터 닳으면 '내전'…오른·왼발 중 한쪽만 닳는다면 골반 틀어짐 의심
신발이 안쪽부터 닳는다면 '내전'이다. 외전과 반대로 발이 안쪽으로 돌아간 형태다.
내전은 통상적으로 평발인 사람에게 나타나는데 똑바로 서서 발 안 쪽에 손가락을 집어넣을 경우 공간이 적거나 아예 없어 들어가지 않는다. 공간이 아예 남지 않는다면 과내전일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발이 안쪽으로 돌아간 채 걷는 안짱걸음일 수 있다. 달릴 때 뒤뚱거리거나 무릎과 무릎이 부딪히기도 해 올바른 러닝이 어렵다. 대부분 대퇴골이 안쪽으로 뒤틀려서 생기고, 경골이나 발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안짱걸음이 지속된다면 무릎에 하중이 가해지면서 관절염 등을 앓을 수 있다.
또한 내전은 발목이 안쪽으로 꺾이는 부상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발목과 아치를 단단히 고정해 줄 수 있는 안정화가 추천된다. 안정화는 적절한 중창의 높이, 경도 등이 발목이 돌아가는 것을 방지하고 착지 시 발의 접지면이 치우치지 않고 바르게 정렬되도록 돕는 러닝화를 말한다.
한편 오른발이나 왼발 중 한쪽 밑창만 유독 닳는다면 척추와 골반이 틀어졌거나 하지부동(양쪽 다리의 길이에 차이가 있는 것)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신발 굽이나 하지 부동용 깔창을 사용해 높이 양쪽 다리의 높이 조절이 필요하다. 또한 엎드린 상태에서 비교적 짧은 다리를 뒤로 당기고 하늘을 보고 누운 상태에서 긴 다리를 앞으로 당겨주는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개인마다 원인 달라…의학적 검사 통한 자세 교정 필수
정도가 심한 내외전은 발목에 무리를 주고 허리를 거쳐 목까지 불균형을 이루며 신체 전체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개인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고, 각각의 원인도 다르기 때문에 보행 검사 등 의학적인 검사를 통해 교정할 필요가 있다. 본인 발에 맞는 적절한 치료, 인솔이나 내전화·외전화 등을 통한 자세 교정 등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김상훈 오산대 건강재활과 교수는 "내외전 모두 무릎과 발목 등에 무리가 가고, 관절이 한쪽으로 쏠리면 간격이 좁아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전문적인 보행 검사나 자세 검사 등을 통해서 본인의 근골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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