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남자’ vs ‘韓의 남자’…‘독대’ 이어 ‘김건희 사과’ 두고 신경전

변문우 기자 2024. 9. 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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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 “김 여사 리스크 굉장히 커지고 있어” “국정 지지도와 연결…사과 결단”
친윤계 “검 수사도 안 끝났는데 사과 먼저?” “사과하면 野 공세 더 심해질 것”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2021년 12월26일 당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사과하며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권 내부에서 친윤(親윤석열)계와 친한(親한동훈)계의 신경전이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들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독대' 여부에 이어, 김건희 여사의 '사과' 필요성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친한계에선 "김 여사 리스크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압박하는 반면, 친윤계에선 "검찰 수사도 안 끝났는데 왜 사과부터 먼저 하나"라고 선을 긋고 있다.

최근 친한계 인사들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 요청을 거절당한 후, 김 여사에게 타깃을 맞춰 대통령실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친한계 초선인 박정훈 의원은 2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김 여사의 여러 논란에 대해 국민들은 빨리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원한다"며 "이러한 논란이 국정 지지도와 연결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가방을 받은 김 여사에게 도덕적 문제가 있다는 국민적 정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정을 운영하는 책임자 입장에서 털고 가는 것이 순리다. 지금 (대통령이 내려야 할) 결단은 사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관계는) 총선 당시 김 여사의 문자, 공천 당시 친윤 개입 등이 쌓이다 보니 풀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정광재 대변인도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최근 김 여사를 둘러싼 리스크가 굉장히 커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공천 개입 관련 이야기도 계속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공천 개입 의혹 대응은) 지금 미묘한 당정 관계를 고려했을 때 대통령실에서 먼저 입장이 나오면 당도 보조를 맞추는 형식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에 친윤계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여사의 사과 필요성이 당내에서 거론되는 것을 두고 "검찰 수사도 안 끝났고 발표도 안 됐는데 무슨 사과를 먼저 하나. 너무 앞선 얘기"라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불거진 '독대 요청' 논란에 대해선 한 대표를 향해 "독대 요청을 좀 세련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그는 "독대는 조용히 만나는 거다. 야당이 아닌 여당 대표와 대통령의 관계에는 여러 가지 프로토콜이 있고 비밀을 요하는 것도 있기 때문"이라며 "광고하듯이 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사과를 하면 그 다음부터 (야당의 공세가) 더 심하게 시작이 될 것"이라며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를 보면 사과를 했다고 해서 그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고 그것이 오히려 증폭시키는 촉매 역할을 했었다"고 우려했다.

김 최고위원은 "명품백 사건, 조금 지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그리고 공천 개입 의혹 등 공격이 제기되고 있는데, 한두 가지 사실에 대해서 사과를 하게 되면 그다음은 어떻게 할 거냐"며 "공격하는 사람들이 그것(사과)을 빌미로 더 공격의 강도를 높여가는 양자 관계가 형성된다. 그 다음에는 해결할 길이 없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사과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니라, 사과라는 것은 일종의 어떤 타이밍이 있는 것이고 환경이 조성돼야 되는 것"이라며 "(김 여사가)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더라도, 함부로 사과하지 못하는 게 어떤 정치적인 영향력 때문에 그렇다"고 전했다.

한편, 한동훈 대표는 26일 의원총회에서 '정부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무조건 민주당에 반대하기만 한다, 무조건 정부 입장을 무지성으로 지지하기만 한다는 오해를 받아선 안 된다"며 "정부·여당이 부족한 부분을 바로 잡고 더 잘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여당 대표의 발언으로는 이례적이란 평가도 일각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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