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日 차기 총리’ 자민당 총재 선거, 다카이치·이시바 결선 돌입
일본 차기 총리를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 사나에와 이시바 시게루가 각각 1·2위를 차지해 결선 투표로 진출했다. 내각제 국가인 일본에선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며 현재 제1당은 자민당이다. 이날 결선을 거쳐 선출되는 신임 총재는 오는 10월 1일 임시국회에서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의 후임으로 지명된다.
자민당은 27일 오후 1시 수도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28대 신임 총재를 뽑는 선거를 시작했다. 자민당 총재 임기는 3년이다. 총재선거 1차 투표는 지난 26일까지 우편 등으로 접수된 당원·당우(당을 후원하는 정치단체 회원) 표와 이날 현장에서 진행된 당 소속 의원 368명의 표를 절반씩 반영해 결과를 낸다.
이날 오후 2시 발표된 1차 투표 결과에서 다카이치는 181표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당원·당우들에게서 109표를 받았고, 의원 72명이 그에게 투표했다. 당원·당우와 의원들에게 각각 108표·46표를 얻은 이시바 시게루가 2위였다. 이어서 3위는 고이즈미로, 각각 61표·75표를 득표했다. 자민당 총재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없을 경우 1·2위만 놓고 결선 투표를 치른다.
1차 투표 1위로 결선에 진출한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일본 최장수 총리를 지낸 아베 신조(1954~2022)의 강경 보수 노선을 추종해 이른바 ‘여자 아베’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현지 매체들은 이날 다카이치가 당내 강경 보수 성향 의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결선에 진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자민당 아소파 수장 아소 다로 부총재가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를 지지했다고 산케이신문 등은 보도했다. 아소파는 자민당에서 유일하게 존속 중인 파벌이다. 지난해 당 의원들의 비자금 파문을 계기로 ‘파벌 정치를 타파하자’는 분위기가 일면서 아베·니카이·기시다파 등 주요 파벌들이 속속 해산했지만, 아소 부총재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아소파 소속 의원은 54명이다.
다카이치가 결선 투표에서 승리할 경우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가 된다. 그는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매해 참배하고 있는 ‘극우 성향’의 정치인이다. 앞서 선거 직전에도 “총리가 되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겠다”고 했다. 다카이치가 총리가 되면 기시다 총리 시절 개선된 한일관계가 다시 냉랭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는 2021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했을 때 “한국이 더는 독도에 구조물을 만들지 않게 하겠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국이 실효 지배하는 독도에 추가 구조물을 설치할 수단이 일본 정부엔 없다.
1961년 일본 나라현에서 태어난 다카이치는 도요타 계열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지역 경찰이었던 어머니 아래서 자랐다. 고베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명문 정치학교인 마쓰시타정경숙(5기)을 다녔다. 1989년부터 아사히TV·후지TV 등에서 뉴스 진행자로 활동했고, 1992년 참의원(상원) 선거에 무소속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1993년 중의원(하원) 선거에 재도전해 당선된 뒤 1996년 자민당에 입당했다. 이후 내리 9선을 지내고 있다. 2021년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사표를 던졌고 기시다 총리, 고노 다로 디지털상에 밀려 1차 투표 3위를 차지했다. 이후 자민당 정조회장 등 당내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1986년 중의원 선거에서 당시 최연소(29세)로 당선된 뒤 40년 가까이 정치권에 몸담았다. 방위·농림수산·지방창생담당상 등 풍부한 각료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자민당에 직언(直言)을 서슴지 않아 온 탓에 의원들의 지지 기반은 약한 편이다. 2009년 총리였던 아소 부총재에게 직접 퇴진을 요구했던 것을 계기로 그와 정적이 됐다. ‘할 말은 하는 정치인’이란 이미지가 강해 국민 지지율이 높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국민·당원 지지율 상위권을 줄곧 차지했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사전오기(四顚五起)’의 주인공이 된다. 이번이 다섯 번째 총재선 출마인 그는 그동안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이시바는 1957년 도쿄 지요다구에서 태어났다. 자민당 소속이었던 이시바 지로 전 돗토리현 지사가 그의 아버지다. 도쿄 게이오대 법학부를 나와 1979년 미쓰이은행(현재 미쓰이스미토모은행)에 취업했다. 1981년 부친 사망 이후 정계에 입문했다. 2001년 모리 요시로 내각에서 방위청 부장관으로 임명됐고, 이듬해 고이즈미 내각에서 장관으로 승격했다. 이후 지금까지 ‘안보통’으로 꼽힌다.
아베 전 총리 재임 시절 당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내각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 아베의 ‘최대 정적’이라는 평을 들었다. ‘아베파’로 대변되는 우익 성향 의원들과 달리 역사 인식 측면에서도 ‘비둘기파(강경 성향)’로 평가된다. 2017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2019년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 파기’ 사태 땐 “우리나라(일본)가 패전 후 전쟁 책임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했다.
의원 368표에 지방표 47표를 더하는 방식으로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결선 결과는 이날 오후 3시 30분쯤 발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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