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수억원 횡령한 회계직원…알고 보니 사기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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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수억 원을 가로챈 제주연구원 모 센터 회계 직원이 경찰에 고소당했다.
지난 19일 은행 직원이 제주연구원에 '거액의 보조금을 자주 빼내는데 괜찮은 건지' 물어보는 과정에서 사건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보조금 횡령 사건 범행 기간 전후로 신용보증재단 직원을 사칭한 대출사기 피의자 20대 남성 B씨에게 200여 차례에 걸쳐 4억8천만 원의 돈을 이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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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액 5억3천만원 전액 환수 조처
A씨, 횡령 피의자면서 대출사기 피해자
보조금 수억 원을 가로챈 제주연구원 모 센터 회계 직원이 경찰에 고소당했다. 공교롭게도 이 직원은 대출사기 피해자다. 경찰은 횡령한 돈 대부분 사기 조직에 건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사기와 사문서위조. 업무상횡령. 보조금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한 제주연구원 산하 모 센터 회계담당 직원 30대 여성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제주연구원 측에서 내부조사를 거친 뒤 A씨를 두 차례에 걸쳐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A씨는 올해 5월부터 최근까지 29차례에 걸쳐 연구와 운영비 관련 제주도 보조금이 담긴 은행통장에서 5억 3천만 원을 빼내 개인 통장에 이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주연구원 측 자체 조사 결과 A씨는 돈을 빼냈다가 다시 넣는 '돌려막기' 방법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보조금을 인출할 때 위조한 지출 결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 19일 은행 직원이 제주연구원에 '거액의 보조금을 자주 빼내는데 괜찮은 건지' 물어보는 과정에서 사건이 드러났다. 보조금을 빼낼 이유가 없는데, 수십 차례 돈이 인출된 것이다.
제주연구원은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고, A씨의 횡령사실을 파악해 직위 해제했다.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할 방침이다. 횡령 금액은 현재 전액 환수됐다.
한편 A씨는 횡령 혐의로 고소당한 피의자 신분이면서 대출사기 피해자이기도 하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보조금 횡령 사건 범행 기간 전후로 신용보증재단 직원을 사칭한 대출사기 피의자 20대 남성 B씨에게 200여 차례에 걸쳐 4억8천만 원의 돈을 이체한 것이다.
B씨는 보증금을 보내주면 다른 신청자보다 빨리 대출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챘다.
경찰은 지난 24일 오후 10시 10분쯤 범행 후 경기도 남양주시에 숨어있던 B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도 신청해 이날 오후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출사기 금액 80~90%가 보조금 횡령액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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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고상현 기자 koss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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