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건희 라인 의혹’ 코바코 사장, 공란 수두룩한 지원서로 합격
민영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사장이 지난 5월 사장 후보 모집 당시 공란이 수두룩한 지원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에선 그의 선임 배경에 김건희 여사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바코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민 사장은 지난 5월 코바코의 사장 후보 모집 당시 지원 서류에서 관련 분야 논문 발표와 연구 및 과제 수행 주요 업적, 국가 발전 기여 업적, 포상 실적 등을 아예 기재하지 않고 제출했다.
민 사장은 경력 사항으로 국민의힘 당대표 특별보좌관과 국민캠프(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캠프) 국민통합 특보, 민주평화당 최고위원, 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1년), 건국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특임교수(1년) 등을 기재했다. 그는 이같은 이력을 기타 업적 및 활동 사항에 중복 기재했으며, 여기에 종합편성채널 시사프로그램 진행 경력 등을 덧붙였다.
민주당 등 야권에선 관련 경력이 부족한 민 사장이 코바코의 수장으로 임명된 것은 문제라고 지적해 왔다. 코바코는 앞서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E(아주 미흡) 등급을 받았다. 경영 위기 속에서 전문성이 없는 원장을 데려온 것은 이해하기 힘든 행태라는 것이다.
앞서 민주당에선 그의 선임 배경에 김 여사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 바 있다. 과방위원장인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25일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당초 코바코 사장으로 거론되던 여당 전직 의원이 코바코 직원과의 대화에서 “김건희 라인이라 (민 사장이) 되는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는 사실을 제보받았다고 밝혔다. 민 사장은 과거 보수 유튜브 채널에서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마리 앙투아네트는 김 여사에 대한 모독”이라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정헌 의원은 “민 사장의 지원 서류엔 관련 분야 실적, 주요 업적, 국가 기여 업적 등 공공기관 사장이 갖춰야 할 그 어떤 자격 증빙 내용도 없었다”며 “취업 경쟁의 최전선에서 땀 흘리는 청년들이 봤다면 아주 분노할 지원서”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바코 출신인 경쟁자들을 제치고 이런 지원자가 버젓이 임명된 것은 국가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윤 정부의 도를 넘어선 낙하산 인사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8월 1일 민 사장을 코바코 사장에 임명했다. 민 사장의 임기는 오는 27년 7월 31일까지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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