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오죽했으면' 주식 공개매수…최 회장이 고려아연 망치고 있다"
강성두 영풍 사장은 27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해 “영풍과 고려아연이 같이 살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영풍과 모든 주주의 소중한 자산인 고려아연을 망가트리고 있어 나섰다는 것이다.
강 사장은 이날 “영풍이 1대 주주의 자리를 MBK파트너스에 양보하면서까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를 단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오죽했으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린상사 사태를 예로 들었다. 강 사장에 따르면 서린상사는 2014년부터 영풍 측에서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해온 회사다. 영풍 측 장세환 대표가 지난 10년간 대표로 재직하면서 서린상사를 매출 5200억원, 당기순이익 154억원, 순자산 2450억원, 부채비율 10.1%의 내실 있는 회사로 키웠다.
그러던 중 고려아연은 2023년 9월 서린상사의 인적분할을 먼저 제안해 놓고 올해 주주종회 전후로 그간의 협의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이사회를 독점 장악했다.
강 사장은 고려아연은 서린상사 경영권 장악 이후 기존 영풍과 고려아연이 함께 거래해 오던 고객사에 온갖 협박과 회유로 영풍과의 거래를 끊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곧 문 닫을 것이다. 앞으로 영풍과 계속 거래하면 영풍에 문제가 생겨 물건 공급에 차질이 생겼을 때 우리(고려아연)가 물건을 공급해줄 수 없다’, ‘영풍은 곧 망할 회사니 거래에 신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강 사장은 “이는 영풍에게는 물론 고려아연에게도 해가 될 자해행위에 다름없다”며 “회사의 이익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운 배임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사장은 올해 고려아연의 일방적인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 통보가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황산취급대행계약은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만들어진 황산을 항만부두 내 황산저장시설이 있는 온산항으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일부 황산 탱크와 파이프라인을 유상으로 이용하는 계약이다.
황산은 아연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생산되는 부산물로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아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다.
강 사장은 “양사의 협의로 지난 20년 이상을 유지해온 이 계약을 고려아연이 즉시 끊겠다는 것은 결국 석포제련소의 목줄을 쥐고 흔들어 영풍을 죽이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사장은 최 회장에 대해서는 2019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전체 주주들의 이익보다 고려아연을 사유화하여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강 사장은 “대표이사로 취임 후 2022년, 2023년 두 해 동안에 한화 등 국내외 기업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또는 자사주 맞교환 등으로 무려 16%의 지분 가치를 희석해 기존 주주들의 비례적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경영권을 독점하고 이사회의 기능을 무시하여 원아시아파트너스 운용 사모펀드 투자와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관련 선관주의 의무 위반 등 여러 의혹을 불러일으킨 사례들로 실제 회사에 큰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는 사이에 건실했던 고려아연의 부채는 35배 증가했고, 연결 영업이익 마진율은 2019년 12%에서 지난해 6.8% 낮아지는 등 기업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사장은 “자식이 망가지는 걸 그냥 두고만 보는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며 “영풍이 이를 알고도 묵인한다면 그야말로 주주에 대한 배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 회장은 영풍의 황산처리 주요 경로를 틀어막아 버림으로써 영풍을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며 “고려아연을 살리고 영풍이 살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 영풍은 MBK와 함께 지배권 강화를 통한 고려아연 경영 정상화에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의 고용은 확고하게 유지될 것이고, 신사업은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이라며 “영풍과 MBK는 주주가치 제고와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통해 특정 주주가 아닌 고려아연의 모든 주주의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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