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니엘, 이름보다 음악이 더 알려지는 그날까지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일할 수 있어서 기뻐요."
1년 3개월 만의 컴백. 가수 강다니엘은 오랜만의 컴백에 진정성 있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뜻하지 않은 소속사 분쟁으로 공백이 길어지면서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린 탓에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이었지만, 비로소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강다니엘이다.
앞서 강다니엘은 지난 2019년 6월 워너원 활동 종료 후 커넥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으나 커넥트 대주주 A씨가 17억 원이 넘는 돈을 인출하는 등 불법 행위를 한 정황을 포착해 A씨를 사문서 위조,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며 갈등을 겪었다. 결국 커넥트는 폐업 수순을 밟았고, 강다니엘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뒤 커넥트 출신 디렉터가 설립한 에이라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강다니엘은 "시간은 계속 가는데 생산적인 일을 안 하다 보니까 내가 뭘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더라. 불안한데 이 불안함을 해소할 방법은 없으니 정말 곪아갔던 것 같다"면서 음악을 다시 들으면서 힘든 시기를 버텼다고 털어놨다.
어렵게 돌아온 만큼, 이번 앨범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강다니엘은 "이번 앨범은 처음 만드는 게 아닌데도 처음 만드는 느낌이 들었다. 막 데뷔하는 앨범 같다. 그래서 더더 긴장이 많이 된다"고 전했다.
신보 이름은 '액트(ACT)'다. 한층 더 단단해진 내면의 모습을 연극이란 소재로 풀어냈다. 강다니엘은 "액트에 연기란 뜻도 있지만 '막'이라는 뜻도 있지 않나. 제가 새로운 시작을 하니까 나만의 음악이든, 크게 바라보면 인생이든, 나의 음악과 인생에 또 다른 막을 열어보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싶어서 '액트'라고 지어봤다"고 설명했다.
현재 강다니엘은 인생의 '3막'을 지나고 있다고 했다. 춤을 추기 시작한 게 1막이었고, 2막은 '프로듀스 101' 출연했던 것이라고.
강다니엘은 "제 인생이 몇 막까지 있는지 모르겠지만 1막은 의도치 않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춤을 추게 된 게 제 의지가 아니었다. 공부 안 하고 말 안 듣는 학생이었는데 새로운 담임 선생님을 만나 강제로 비보이부에 들어가게 된 자체가 신기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도 저의 은사님이랑 연락을 하고 지내니까 의도치 않은 시작이 1막이라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이어 2막에 대해선 "저한테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너무 갑자기 성공하다 보니까 운이 좋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지금 생각해도 어안이 벙벙할 때가 많다"면서 "3막은 지나온 나날들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은 것 같다. 이 결과물들에 감사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걸 얼마나 감사해야 하는 범위인 거지?' 파악을 못했는데 요즘 다시 한번 그런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그런 것들이 발판이 됐기에 지금의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이나 이야기를 마음껏 표출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강다니엘은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준 팬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했다. 그는 "항상 말씀드리는데 사실 저를 왜 좋아하시는지 모르겠다. 제가 그분들한테 '최애'가 아니어도 음악이 좋고 응원하게 되는 가수로 남고 싶은 건 당연히 바람이다. 팬분들의 지지 덕분에 음악적으로 욕심이 떨어질 날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애'가 아니어도 좋다는 워딩에 궁금증이 일었다. 강다니엘은 "기대치를 낮추면 상처받지 않으니까"라며 "스스로 기대치가 높아서 상처받은 적이 많았다. 결과적인 걸 바라진 않지만 '이런 음악적인 걸 담으면 이해해 주시겠지?' 했는데 다들 모르시더라. 상처까진 아니지만 이걸 조금 더 풀어내는 것도 능력이구나 싶어서 그런 걸 공부하게 됐다"고 했다.
스스로 왜 자신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강다니엘은 '국민 센터'라 불리며 큰 인기를 구가했다. 인기 요인을 묻자 강다니엘은 "응원해 주고 싶게 생겼나"라고 갸우뚱하더니 "삶에 운이 너무 좋아서 언제 운이 끝날지 모르는 사람이 제일 불행하다고 하는데 저는 그때 운이 너무 좋아서 누리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런 관심과 사랑이 언제 식을지 모르니까. 지나고 나니까 저의 담백한 마인드라든가 부산에서 올라온 지 얼마 안 돼서 마치 아메리칸 드림처럼 서울 드림을 갖고 있는 마인드가 좋아서 응원해 주신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고 전했다.
다만 강다니엘의 인지도에 비해 강다니엘의 음악은 이름만큼 알려지진 않았다. 이 물음에 그는 "저는 그동안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왔다. 제가 좋아하지 않는 곡은 앨범에 넣지 않았다"면서 "저는 객관화하는 걸 좋아하는데 저는 제 이름이 유명한 거지 제가 유명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앞으로 제 이름보다는 제 음악을 유명하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강다니엘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대중분들이 가볍게 들으실 수 있을 만한 곡으로 준비해 봤다. 제가 의미 부여하는 걸 좋아하고, 은유적이든 비유적이든 그런 표현 쓰는 걸 좋아하는데 타이틀도 가사를 들어보시면 사랑 노래지만 저는 이게 저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예를 들어 스타라는 건 연예인을 뜻하기도 하지만 단어적으로 별을 뜻하지 않나. 보통 사랑 노래의 별처럼 들릴 줄 알고 스타를 넣었지만 사실 제가 걸어왔던 길을 의미하기도 한다. 무대에 못 서는 순간에 동경해왔던 걸 넣었다"고 했다.
강다니엘에게는 새로운 회사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의미를 담은 신보인 만큼, 팬들의 반응도 궁금하단다. 강다니엘은 "원래 알고 있던 가수였고 이때까지 좋아했던 가수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뭔가 새로워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 실제 창법을 바꾼 곡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숫자로 보이는 결과가 아니더라도 제가 구독 눌러놓은 음악 소개 채널에서 제 노래가 한 번 나오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 인정을 받는 느낌이 들 것 같아서 생각만 해도 감동이다. 어느 채널인지는 나중에 나오게 되면 SNS에 올릴 것 같다"고 전했다.
"지금까지는 제 결과물에 만족하고 있거든요. 호불호가 갈리는 건 있지만 '이 곡은 유행에 떨어져' 싶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 '너무 들어주지 못하겠다'는 반응은 없어서 언젠가 재발견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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